최승호 신임 MBC 사장이 아나운서국의 신동호 국장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대적인 MBC 인적쇄신의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 2014년 폐지된 시사교양국은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8일 최 신임 사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신 국장을 두고 "과거 아나운서국에서 무려 11명의 MBC 얼굴이었던 아나운서들이 떠나가도록 만들고, 열 몇 명의 아나운서들이 자기 일을 못하고 부당 전보되도록 하는 데 상당한 책임이 있다"며 "회사가 합당한 절차를 거쳐서 그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조사하고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이어 MBC 뉴스의 메인 앵커인 배 아나운서를 두고는 "보도본부에서 새로운 앵커 체제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앵커 교체를 하신다는 말씀이냐'고 진행자가 묻자 최 사장은 "보도본부에서 아마 (그렇게) 계획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 국장과 배 아나운서는 MBC 내부 갈등의 상징처럼 해석돼 왔다. 신 국장은 아나운서국장으로 재직한 지난 5년간 아나운서국원에게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지난 10월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에게 피소당했다. (☞관련기사 : 동료 아나운서들에 피소된 MBC 신동호 국장)
배 아나운서는 당초 노조 파업에 동참했으나 이후 노조를 탈퇴하고 메인 앵커가 되어 MBC 사내 갈등의 상징처럼 거론되어 왔다. 배 아나운서는 노조 탈퇴 과정에서 "MBC 노조가 (이명박 정부 당시) 야당편"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같은 내부 갈등은 신 국장과 배 아나운서 인사 문제만으로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기간 MBC 내부는 이른바 시용기자 논란, 새 노조 설립 등으로 크게 갈라졌기 때문이다.
내부 갈등 해결 방법을 두고 최 사장은 "제가 조직의 대표로서 진정성을 가지고 한 분, 한 분의 마음에 다가가서 풀어야 될 문제"라며 "잘못을 한 사람들에 책임을 묻고 사과하는 과정에서 응어리가 조금씩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MBC 재건위원회를 만들어 쇄신작업을 해나가겠다고 최 사장은 강조했다.
최 사장은 특히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의 지상파 재허가 심사 결과 MBC 평가 점수가 최하점이었다는 <한겨레> 보도를 들어 "과거 경영진의 잘못으로 인한 추락"이라며 "일단 저희들이 재건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고, 앞으로 좋아지리란 믿음을 가지셔도 좋다"고 자신했다.
<한겨레>는 이날 방통위 지상파 재허가 심사위원회 심사 결과 SBS와 KBS1, KBS2가 각각 647점, 646점, 641점을 받았고, MBC는 지상파 중 가장 낮은 616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모든 지상파 채널이 재허가 기준 점수인 650점대를 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고도 지적했다.
최 사장은 한편 'MBC가 노조 방송이 될 것'이라는 자유한국당 등의 발언을 두고 "(경영진이 과거와 달리) 보도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영방송' 주장을 두고는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선을 그었다.
MBC가 만들어야 할 프로그램으로 최 사장은 "공영방송다운 프로그램을 해 보고 싶다"며 "드라마, 예능, 시사교양, 다큐멘터리, 라디오 모두 '공영방송다움'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지된 시사교양국은 "당연히 복원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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