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특임장관은 11일 "아직 대통령 선거는 2년이 남았고, 2년 이후에 국내외 정세가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며 "그런데 2년 전부터 대통령에 나온다든지,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일하는 것은 국민들을 피곤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개헌 반대론'을 고수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해 불쾌감을 표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골리앗이 여자인가?"
자신을 '다윗'에, 개헌에 반대하는 쪽을 '골리앗'에 비유하기도 한 이 장관은 "골리앗은 박근혜 전 대표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성경을 읽어봤지만 골리앗이 여자라는 말은 없었다"는 답변으로 에둘러가기도 했다.
또 이 장관은 "이명박 정부는 한나라당이 만든 정부이고, 한나라당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며 "적어도 금년 1년 동안 한나라당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명박 정부를 성공시키는데 올인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대선전략"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표와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 이 장관은 "기회가 오면 한 번 만나려고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 장관은 "특임장관으로서 국회의원 누구나 다 만나는 것이 제 임무"라며 "개헌을 반대하는 사람이 누구든 기회가 오면 만나볼 생각이 있다"라고 했다.
현재의 개헌논의를 '친이(親李)계의 결집용', '레임덕 방지용'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선 "정치인에 있어 어떤 계보가 개헌이나 다른 카드를 갖고 세를 결집한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나 특임장관인 제가 정치적 목적을 갖고 개헌을 이야기한다면 그 순간 개헌은 안 되고, 우리들은 정치적 목적이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군사독재와 싸울 때도 사람들은 '그게 되겠나'라고 했다"
개헌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는 "현실성이 있다고 본다"며 "왜냐, 이것이 옳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이 장관은 "올해 1년 동안에는 특별한 사안이나 큰 일이 없고, 큰 선거도 없다"며 "올해는 정치개혁을 할 수 있는 이 정권의 마지막 기회이고 개헌의 적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장관은 "현실성이 없는 일이라 해도 역사의 방향에 옳은 일이면 추진해야 하는 게 정치인의 덕목"이라며 "제가 유신을 반대하고 군사독재와 싸울 때도 사람들은 '안 되는 일을 왜 하느냐'고 그랬다"고 언급했다. '유신체제의 잔재'는 친이(親李)계가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할 때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이 장관은 "개헌이 무슨 대통령 임기를 늘리자는 것도, 이명박 대통령이 한 번 더 하겠다는 것도, 권력을 강화하겠다는 것도 아니다"라며 "18대에 못 하면 19대에도 못하고, 19대에 못하면 20대에도 못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선주자 이재오? 아직 그건…"
한편 이 장관은 자신이 잠재적 대선주자 중 한 사람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부담스럽다"며 "대선주자로 본다면 저는 진짜 다윗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전부를 바치는 것이 저의 소명이지, 아직 그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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