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들어 검찰은 유난히 '표적수사', '부실수사', '보복수사'라는 오명을 자주 뒤집어 써야 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8일 이명박 정부 3년간 검찰의 부실수사 및 권한 남용 사례 15건을 선정해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이슈 리포트 '부실하거나, 무리하거나 : 검찰권 오남용 사례와 책임져야 할 검사들'을 발간하고 한명숙 전 총리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노환균 대구고검장(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문제 검사' 명단도 함께 발표했다.
"검사들, '무리한 수사' 하면 잘나가는 현실이 문제"
참여연대는 '부실하거나 무리한' 검찰 수사 사례로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 △효성그룹 비자금 수사 △그랜저검사 수사 △스폰서검사 수사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대우조선해양 관련 수사 △한상률 전 국세청장 그림로비 의혹 수사 △김상곤 경기교육감 수사 △정연주 전 KBS 사장 수사 △미네르바 사건 등 전기통신기본법 관련 수사 △PD수첩 명예훼손 수사 △한명숙 전 총리 뇌물수수 수사 △G20 포스터 쥐그림 수사 △최열 환경재단 대표 횡령 수사 △사회주의노동자연합 수사 △전교조 교사 민노당 가입 수사 등 15건을 꼽았다.
부실수사 유형 및 권한 남용 유형으로 참여연대는 △꼬리자르기식 수사 △무리한 기소 △제 식구 감싸기 수사 △무리한 영장청구 △압수수색·소환조사 미루기 △별건수사 △편의 봐주기 수사 △피의사실공표를 꼽았다.
참여연대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늘 비판의 도마에 올라왔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후퇴했다"며 "이는 한편으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봐주기 수사, 제식구 감싸기 수사로 나타났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전 정권 관계자나 정부정책에 비판적인 언론, 시민단체, 시민들에 대한 무리한 수사와 기소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문제는 무리하게 수사를 하고 무죄를 받아도 소위 '잘 나가는 검사'는 승진을 하고 주요 보직을 계속 맡는 현실"이라며 "검찰 인사를 통해 수사권을 남용하거나 부실하게 수사를 진행한 검사들에 대해서는 인사상 불이익 등 책임을 묻는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 사건'의 배후엔 'MB 고대 후배' 노환균 있다
참여연대는 부실 수사, 무리한 수사 당시 지휘라인에 있었던 검사 48명의 실명을 공개하기도 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이자, 현 정부 들어 가장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 노환균 대구고검장(전 서울중앙지검장)이 문제사건 중 8건에 대한 수사지휘라인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 고검장은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 한명숙 전 총리 뇌물 수수 사건(무죄), 천신일 비리 의혹 수사 등을 맡았었다.
노 고검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대검 공안부장을 지낸 '공안통'이다. '상촌회(상주촌놈회)'의 멤버로 알려져 있다.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등 권력 실세와 함께, 라응찬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 이성규 서울지방경찰청장 등도 상촌회 멤버다. 이같은 '화려한' 배경 때문에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노환균 지검장이 (김준규 검찰총장을 배제하고) 청와대와 직거래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노 고검장은 검찰 안팎에서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어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3건, 신경식 서울중앙지검 1차장과 오정돈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이 2건을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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