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현장] 도올 김용옥 “교사가 교육에 헌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교육혁명”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현장] 도올 김용옥 “교사가 교육에 헌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교육혁명”

전북대 간재학연구소 초청 ‘교육입국론’ 특강 뜨거운 반응

김용옥 선생이 4일 오후 5시부터 전북대 학술문화회관에서 1시간 동안 자신의 저서인 ‘교육입국론’과 관련한 특강을 했다. ⓒ전북대 간재학연구소.
“우리는 책임을 갖고 젊은이들이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도올 김용옥 선생(한신대 석좌교수)의 특강은 명쾌했고, 청중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강의 중간 중간에 박수가 터졌고, 800여 석의 행사장에서는 누구도 이석하지 않은 채 도올 선생에 귀를 기울였다.


시대의 지성인이자 철학자인 김용옥 선생이 4일 오후 5시부터 전북대 학술문화회관에서 1시간 동안 자신의 저서인 ‘교육입국론’과 관련한 특강을 했다. 전북대 간재학연구소(소장 황갑연) 주최로 진행된 이날 특강에서 그는 “교육이 없으면 입국도 없다”며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로 세울 것이냐, 공교육이 아주 중요한 과제”라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도올 선생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철학은 모두 교육철학으로 수렴한다”며 “동양과 서양에서 ‘인간이란 무엇이냐’는 근원적인 문제부터 서로 다르게 접근하는 데 우리는 너무 서양 교육철학에 젖어 있다”고 전제, “국내 위대한 교육사상은 잘 전달되지 않아 이 시대에 ’교육입국론‘을 강의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올 선생은 이날 “주입식 교육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며 “어릴 때 어머니에게 회초리를 맞으며 천자문을 외웠고, 이 때 암송한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어릴 때 논어를 외우고 평생 되씹다가 어느 순간에 깨달음을 얻게 된다”며 “주입은 효율적인 위대한 교육의 한 방편”이라고 덧붙였다. 주입의 효율적인 방법으로 학생들의 자발적 흥미를 유발시키는 게 위대한 교육자이며, 주입은 위대한 방편이요, 토론은 주입의 평화롭고 효율적인 방법론이라고 정의했다.


도올 선생은 앞서 지난 2014년 7월 ‘교육입국론’이란 저서를 내놓은 데 이어, 이날 80여 쪽에 달하는 서문을 보완한 증보신판을 일반인들에게 선보여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그는 ‘교육입국론’을 통해서 “교육은 철학의 목적이며 소이연이다. 교육에는 진보와 보수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며 “자녀의 교육에 관한 진보와 보수의 싸움은 공통된 체험을 기반으로 하는 방법론적 견해의 차이일 뿐이다”고 설파했다. 이날 특강에서도 “교육은 진보와 보수가 없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도올 선생은 또 “선(善)에 못 미치는 학생이 있다면 교육을 통해 선으로 가도록 하는 사람이 바로 선생님”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선생님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교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또 “선과 악을 실체화해 인간을 말하고, 교육을 말하는 것은 서구적인 가치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의 특강에 입추의 여지도 없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이날 특강에서 자리를 뜨지 않고 시종 진지한 자세로 메모를 하는 등 시대적 화두로 급부상한 교육 문제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전북대 간재학연구소
도올 선생은 “공교육에 있어 교사 권위가 확보되어야 한다”면서도 교사의 자질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학생은 온전한 개체이므로 그 가능성이 발현되도록 돕는 것이 교사의 임무”라고 언급, “교사의 자질을 결정하는 두 가지의 위대한 덕성으로는 인간적 사랑과 지적 열정”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교사는 교육의 수행자인 만큼 제자들에 대한 인간적인 사랑과 무한한 지적인 열정을 갖고 임해야 할 것이란 말이다.


도올 선생은 “실험주의를 창시한 존 듀이의 교육사상이 미국 20세기의 자유주의의 기초가 됐지만 공교육의 파산을 불러왔다”며 “개인적으로 존 듀이를 존경하지만 미국의 교육은 파산으로 갔다. 이런 미국 교육의 문제를 우리가 파악하고, 변화를 갈망하는 전 세계적인 흐름을 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올 선생은 “중국 역시 교육을 통해 날로 뛰어가고 있는데, 우리의 교육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화두를 던진 후 “지금 새로운 기틀을 가지고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능력 강화 방안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올 선생은 “민주주의에서 제1 시민의 덕성은 자유가 아니라 자율이다”며 “타인의 덕성과 품성을 위해서 나를 조금 양보할 수 있는 사회가 될 때 도덕적 강국이 된다. 그래야 우리가, 우리 교육이 살 수 있다”고 거듭 피력해 박수를 받았다.


도올 선생은 “우리에게는 수천 년 흘러온 인문주의적 전통이 있다”며 “전북의 학생들이 가장 덕성 있는 학생이 된다면 전북이 앞서가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올 선생은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실력을 기르고 디시플린, 규율을 가지도록 하자”며 “우리는 책임을 갖고 젊은이들이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말로 1시간의 특강을 마무리했다.


입추의 여지도 없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이날 특강에서 자리를 뜨지 않고 시종 진지한 자세로 메모를 하는 등 시대적 화두로 급부상한 교육 문제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도올 선생은 특강에 이어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과 ’교육 공감 토크‘를 진행하고 청중들과 직접 소통하는 일문일답 시간을 가져 박수를 받았다.


<도올 선생은 누구인가>
우리 시대의 문제 의식을 다양한 학문 분야의 시각에서 천착해가며 방대한 저술을 낸 철학자이자 의사, 예술가, 교육자이다. 지난 2014년엔 자신의 교육 철학을 담은 ‘교육입국론’이란 저서를 내놓아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충남 천안 태생으로, 고려대와 한국신학대학에서 수학하고 원광대 한의과대학, 대만대, 동경대, 하바드대에서 학위를 얻었다. 국내 대학과 중국 대학에서 많은 제자를 길렀다.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 등 80여 권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의 저술을 통해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해 왔다. 5권으로 출간된 ‘도올의 중국일기’와 JTBC방송국의 ‘차이나는 도올’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 알기의 붐을 일으켰다. ‘도올, 시진핑을 말한다’로 압축돼 출간하기도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