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유선과 충돌한 뒤 전복한 인천 낚싯배에서 사망자수가 13명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사고 발생 33분 뒤, 사고 해역에 도착했음에도 전체 승객 22명의 58%가 넘는 인원이 사망한 셈이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왜 이렇게 인명 피해가 컸을까.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낚싯배가 전복된 뒤, 총 22명의 승객 중 14명이 배 안에 갇혔고, 나머지 6명은(실종자 2명 제외) 바다에 표류했다.
바다에 표류했던 6명 중 4명은 충돌한 급유선 선원들이 현장에서 구조했고, 이후 낚싯배 승객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의 구조작업으로 나머지 2명이 구조됐으나, 이미 의식불명상태이거나 사망한 후였다. 그나마 의식불명인 승객들은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이들 역시 사망했다.
전복 뒤 선박 안에 갇힌 승객 14명과 관련해서도 해경은 구조를 위해 선내로 진입했으나 이들 중 3명만이 구조됐다. 나머지 11명은 해경이 선내로 진입하던 시점에 이미 사망해 있었다.
즉, 해경이 20명 구조자 중 16명(나머지 4명은 충돌선박이 구조)을 구조한 셈이자만, 구조 당시 이들 중 13명은 이미 사망했거나 의식불명 상태였다. 왜 이런 일이 벌어 졌을까.
해경청장 "선내 갇힌 상태로 의식불명 후 사망"
낚싯배는 대부분 하루 일정으로 새벽에 출발하는 게 일반적이다. 새벽에 출발해 낚시 포인트, 즉 고기가 잘 잡히는 지점까지 이동해야 한다. 그 시간이 짧게는 1시간, 길게는 2~3시간도 걸린다.
그렇다 보니, 승객들은 그 시간동안 바닷바람을 피하기 위해 객실 내로 들어가 잠을 청하든가, 아니면 일행과 대화를 나누든가 한다.
해경의 조사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당시 사고는 배 출항 9분 만에 일어난 사고로, 대부분 승객들은 선실 내에 있다가 외부 충격, 즉 전복사고로 의식불명이 됐고, 이후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다.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은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선내에 갇힌 상태로 그대로 전복되니까 그 상태에서 의식불명이 되고 사망을 한 것"이라고 사망 경위를 설명하기도 했다.
저체온증, 현지 강한 물살이 피해 키워
겨울 바다도 이번 인명 피해를 키운 요인 중 하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바다에 빠진 승객들이 저체온증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 겨울철 수온이 10도 미만인 탓에 물에 빠지면서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겨울철 낮은 수온으로 사고 발생 2시간 이내 구조돼야 하고, 4시간이 지나면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
현지의 강한 물살 때문에 승객들이 사고 지점에서 바로 발견되지 않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것도 인명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고가 난 3일은 여덟물 시기로 썰물의 세력이 더욱 큰 데다 조고차가 8.5m에 달해 수색 작업 등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덟물이란 물살이 강해지는 단계를 뜻하는데 물살이 셀수록 일물부터 물이라는 글자 앞 숫자가 커지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조석간만의 차가 커서 육지에서 바다 쪽으로 실종자가 떠밀려갈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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