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충청 홀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 좌담회를 통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 유치 공약 백지화 방침을 밝히면서 정국이 또 다시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충청권이 기반인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대표는 6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은 과학벨트 충청권 유치 공약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국민과의 약속은 천금보다 중한 것"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조성 공약이 지켜질 수 있도록 강력하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입지 촉구문'과 함께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를 약속한 발언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USB에 담아 정진석 정무수석에게 전달했다.
이 동영상에는 이 대통령의 대전 충남 합동 연설회 등의 장면이 들어있다. 동영상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대전, 오송, 아산, 대덕을 중심으로 이 충청권에 광역 경제권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제 세계적인 과학과 세계적인 기업이 만나야 한다. 저 이명박이 이곳(대전 충남)에 만들겠다"고 발언했다.
선진당은 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촉구문을 통해 "대통령이 집권 이래 세종시에 이어 또 과학벨트까지 국민을 계속 갈등시키는 방향으로 국정운영을 해 유감스럽고 규탄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통령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유치는 공약집에도 없다"고 한 데 대해 "뭔가 착오가 있었다고 보여지지만 확인시켜드리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조성은 제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 공약집'에 분명히 나와 있다"고 반박하며 "이 내용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및 한나라당 홈페이지에서도 지금 당장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 대통령은 공약집을 다시 한번 살펴보라"고 꼬집었다.
선진당은 "약속을 어기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약속한 적이 없다고 거짓말하는 것"이라며 "약속한 적이 없다고 하니 이를 바라보는 충청인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통령이 집권 이래 세종시에 이어 또 과학벨트까지 국민을 계속 갈등시키는 방향으로 국정운영을 하는데, 이는 규탄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가세했다.
한나라당 내부의 목소리도 심상치 않다. 충청권 출신인 송광호 전 최고위원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과학벨트 충청 입지는 공약대로 가는 게 옳다. 지금 충청 민심이 이상하게 흘러간다"고 경고음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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