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신형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로 한반도 정세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미국 정부가 북한을 향해 전쟁이 난다면 북한 정권은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단과 북한의 핵 미사일 시험 중단을 촉구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에이피> 통신은 29일(현지 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우리는 북한과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 오늘도 여전히 그렇다"면서 "만약 화요일의 발사(화성-15형 발사)와 같은 북한의 공격적인 행동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북한 정권이 완전히 붕괴될 것임은 분명하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어 "유엔의 모든 회원국들은 북한과 외교, 교역 관계를 끊어야 한다"면서 "유엔 회원국으로 북한이 가지고 있는 투표권을 제한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이 북한으로 들어가는 원유를 차단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전화통화에서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안보리는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안 2375호를 통해 유류 제품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하지만 대북한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 조치는 당시 결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의 핵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주된 원인이 석유"라면서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 무역의 90%, 유류 공급의 30%를 차단했지만 원유는 여전히 공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과 북한의 핵 미사일 시험의 동시 중단을 의미하는 '쌍중단'(雙中斷)을 강조했다.
통신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우하이타오(吳海濤) 유엔 주재 중국 차석대사가 "중국은 유엔 결의안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밝히 뒤 쌍중단을 재차 제안했다고 전했다.
특히 통신은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오는 12월 초에 있을 한미 연합 대규모 기동 훈련을 중단하고 북한 역시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러시아 간 입장 차를 확인한 이날 긴급회의에서는 북한의 화성-15형 발사를 규탄하는 안보리 차원의 의장성명이나 언론성명 등은 채택되지 않았다.
한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미주리 주 세인트찰스에서 세제 개편을 주제로 연설하던 도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정신병자' 혹은 '미친사람' 이라는 의미를 담은 "병든 강아지"(sick puppy)라고 조롱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서로를 향해 이른바 '막말'을 주고받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했을 때 김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Little Rocket Man)'이라고 불렀다. 이에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노망난 늙은이'(dotard)라고 말하며 응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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