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예견된 도발…추가 핵실험 가능성"

"미사일 발사 배경, 대미 타격능력 과시와 중국 제재 동참에 불만"

국가정보원이 29일 새벽 이뤄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에 대해 "미국에 대한 타격 능력 과시"와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한 데 대한 불만"을 배경으로 짚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한 현안 보고에서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에 대해 "ICBM급"으로 분석하며 "(북의 미사일) 능력은 분명 진전됐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이번 미사일의 최대 고도와 속도가 기존의 화성 14형보다 높다는 점에서 "화성 14형을 개량한 ICBM급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3번에 걸쳐 발사된 ICBM급 미사일 중 가장 진전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국정원의 평가를 전했다. 북한은 이날 발사한 기종을 화성 15형이라고 조선중앙TV를 통해 주장했다.

국정원은 미사일 발사의 배경에 대해 "미국에 대한 타격 능력을 과시하는 한편,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한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하며 "또한 내부적으로 체제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앞으로 북한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되는 가운데 계속적 도발과 국제 사회의 압박 강화로 정세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도 언급됐다. 김 의원은 '국정원은 추가 핵실험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배제하지 못한다,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다만 국정원은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예견된 도발'이었다는 관점을 취했다. 김 의원은 "기술적인 것은 진전됐지만, 전략적으로 보면 예견된 도발이었다고 (국정원은) 얘기하고 있다"며 "징후가 있었고,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된 상황이었다. 북한은 '도발하겠다'고 하면 70% 정도는 도발을 했는데, 김정은이 그런 발언을 했을 때는 100% 도발을 한다. (최근 김정은의 발언에 따라) 예견해 오고 있던 상황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