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4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가운데, 이는 지금까지 쏘아올린 미사일 중 가장 위협적인 성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새벽 3시 17분에 발사된 북한 미사일은 고도 4500km 지점에 도달해 53분간 날아간 후 일본 혼슈 북쪽에 낙하했다. 발사 지점으로부터 낙하지점까지의 거리는 약 960km이다.
북한의 화성-14형 발사는 지난 7월 4일과 28일에 이어 세번째로, 고도가 4000km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정상각도로 발사하면 최소 9000km에서 최대 1만3000km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7월 4일 평안북도 방현에서, 7월 28일 자강도 무평리에서 각각 발사된 미사일과 비교했을 때 고도가 상당히 높게 올라갔고 비행거리는 비슷하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7월 4일 발사 때는 고도 2802km, 비행거리 933km였으며, 7월 28일 발사 때는 고도 3700km, 비행 거리는 1000여km였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 미사일의 기술적 진전 여부와 관련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가장 높은 고도로 쏘아올린 점에 주목하며 성능 개량 가능성을 내비쳤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도 이번 미사일 성능과 관련해 "솔직히 북한이 이전에 쏜 미사일들보다 더 높게 올라갔다"고 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에 쏜 미사일의 사거리를 1만3000km 이상으로 추정했으며, 일본 방위성도 역대 최장거리를 비행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비영리 과학자단체인 '참여과학자모임'(UCS)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라이트는 "이번 미사일은 이전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보다 두드러지게 사거리가 길다"면서 "이런 미사일은 워싱턴DC에 충분히 도달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 동해안에서 미국의 알래스카까지는 5000여km, 서부연안까지는 8200여km이며, 워싱턴DC까지는 거리는 약 1만1000여km다. 이론상으로는 북한 미사일이 미국 전역을 위협할만한 성능을 갖췄다는 것이다.
미사일 발사 시각과 장소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통상 아침 5~7시에 발사했던 과거와 달리 북한은 이번 미사일을 새벽 3시 17분에 발사했다.
또한 평양 북쪽인 평양남도 평성에서 발사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식 발사대를 통해 북한 전역에서 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과시한 장소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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