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최종 무산된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 소속 국회 김영환 지식경제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서 채택을 당부했다.
통화에서 이 대통령은 "나를 믿고 (보고서를) 통과시켜달라"고 당부했다고 김영환 위원장이 26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최 후보자가 부족한 데가 있으면 제가 채워서 일을 잘 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李대통령,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김영환 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통령에게서 진정성이 느껴졌고, 대통령과 최중경은 많이 다르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결례를 무릅쓰고 통화 내용을 일부만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김 위원장에게 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야당 위원장에게 전화를 해서 요청을 한 것 자체는 신선하게 느껴졌다"며 "앞으로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 의원을 설득하려고 애쓰는 관행이 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 강행을 하는데 여론이나 야당의 반대, 국회의 이번 과정 등에 많이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청와대의 보고서 재송부 요청에 대해선 "가능성이 없다"고 잘랐다.
김 위원장은 최중경 후보자에게 제기된 부동산 투기 및 탈세 의혹 등을 언급하며 "그러고도 계속 거짓말을 했고, 모르쇠로 일관했을 뿐 아니라 정책으로도 지난 IMF와 2008년 두 번의 환란에 책임이 있다"며 "이런 분의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하는 것은 국회의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최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돌파와 관철을 신념으로 하는 '돌관자' 이미지, 독선과 오만의 이미지가 강화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장관 임명을 철회해 달라"고 강조했다.
"고개숙인 안상수, 이러니까 청와대가 국회를 졸로 보지"
또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를 주도했던 안상수 대표가 청와대에 고개를 숙인 대목을 두고 그는 "종아리만 걷지 않았지, 고개를 숙이고 이게 뭐냐"며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이렇기 때문에 정부나 청와대가 국회를 장기판의 졸로 보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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