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종합편성채널 및 보도전문채널 선정 과정과 관련한 보고를 받기 위해 25일 소집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끝내 열리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의 소집 요구를 한나라당이 거부했고, 방통위 최시중 위원장 역시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들은 30여분 동안 진행된 전체회의를 통해 방통위와 한나라당을 두고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방통위, 대형사고 쳐놓고 나타나지도 않아"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이번 종편 선정은 언론계 생태계 전체를 파괴하는 일종의 사기행위"라며 "하지만 방통위는 이렇게 큰 사고를 쳐 놓고도 회의 참석은 물론, 자료조차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 의원은 "밀실에서 심사하고, 그 기초적인 내용조차 국민에게 보고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이 방통위에 제출을 요구하는 자료들은 ▲개별 심사위원들의 점수표 ▲참여하고 있는 주주들의 명단 ▲각 사업자의 구체적인 향후 방송계획 등이다.
같은 당 김부겸 의원은 "방통위가 종합성적표라고 던져 놓은 자료는 결과에 짜맞춘 것일 뿐"이라며 "우리 국민에게 어떤 큰 부담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을 저질러 놓고 정부와 방통위는 국민에 보고하는 절차마저 생략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종원 의원은 "최시중 위원장이 대통령의 측근이라서 그런지 청와대에는 보고를 하고, 국회에는 보고를 하지 않는다"며 "방통위가 뭘 믿고 이따위 짓거리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최 의원은 이번 소말리아 해적 소탕 과정에서 엠바고를 파기한 일부 언론사들에 대해 청와대와 국방부가 출입정지 또는 정부부처 출입등록 취소 등 초강경 대응을 단행한 대목을 언급하며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하는 대한민국에서 언론박해, 언론후퇴가 도대체 어디까지 가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군림하는 '비밀주의' 방통위, 국정원과 다를 게 뭐냐"
이밖에도 야당 의원들은 "방통위는 마치 국정원처럼 군림하며 모든 것을 비밀주의로 처리하고 있다(정장선 의원)", "한나라당이 상임위 개최를 거부하는 것 자체가 이번 종편 사업자 선정에 얼마나 문제가 많았는지 웅변해 주고 있다(장병완 의원)"는 등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도 "국회법에는 국회 폐회 중이라도 최소한 월 2회의 상임위 회의를 정례적으로 개회하도록 되어 있다"며 "이런 정신으로 봐도 이번 회의는 열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창조한국당 이용경은 "방통위가 무리해서 종편채널을 무더기로 선정해 놓고 이제 와서는 이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광고주들의 팔을 비틀고 있다"며 "이같은 진행상황에 대해 보고도 받지 못하는 것은 기관사도 없는 기관차가 달리는 상황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한나라당 소속 한선교 문방위원장 직무대리는 "위원장 직무대리로서 유감이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자료 제출과 출석 요구에 대해서도 방통위에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종편사업자 경과보고와 관련한 회의 일정은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통해 다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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