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마련한 세제개편안은 2010년까지 소득세율을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200만 원 이하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은 당장 올해부터 8%에서 6%로 세율이 하향 조정되며, 1200만 원 이상 과표 구간은 2009년과 20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하된다. 과표 구간 8800만 원 이상의 경우 올해까지는 35% 세율을 적용하고 2010년 이후에는 33% 세율을 적용받는다.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는 15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문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발표된 세법 개정으로 2009년 소득이 낮은 1분위 계층의 감세효과가 가구당 평균 3만 원인데 반해 가장 소득이 높은 10분위 계층은 가구당 평균 72만 원으로 차이가 24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른 연도별 감세효과를 소득 수준에 따라 나눈 그래프. 2009년 기준으로 10분위 계층의 감세 효과는 1분위 계층의 2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제공 |
감세 혜택의 대부분이 고소득층에 돌아감에 따라 소득격차도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위는 소득배분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2008년 세율을 기준으로 0.3543(1에 가까워질수록 불평등 정도가 커짐)이지만 감세 효과가 나타나는 2009년과 2010년에는 각각 0.3550과 0.3555로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정책위는 또한 소득 상위 10%를 소득 하위 10%로 나눈 10분위 배율 역시 2008년 18.31에서 2009년 18.46, 2010년에는 18.52로 증가할 거라고 예상했다. 소득 상위 20%를 소득 하위 20%로 나눈 5분위 배율 역시 2008년 9.18에서 2009년과 2010년엔 각각 9.24, 9.27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식으로 계산해도 소득의 양극화는 감세 이전보다 심해지는 셈이다.
정책위는 "이같은 결과는 '감세 혜택의 70%가 서민과 중소기업에 돌아간다'는 대통령 발언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며 "양극화 해소는 잠재 성장 능력을 높이고 사회 안정을 이루기 위해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인데 부자 감세가 오히려 소득 양극화를 깊게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감세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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