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1억 받은 정동기, 반포-도곡-마포 잦은 전입으로 투기의혹도
우선 관심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집중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정 후보자는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괴롭혔던 BBK 파문에 대한 검찰수사, 최근 민간인 불법사찰 등에 깊숙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여기에 정 후보자가 대검찰청에서 퇴직한 뒤 한 대형 로펌에 취직해 한 달에 1억 원 씩, 7개월 간 모두 7억 원의 급여를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비난 여론이 급증한 것.
야당에선 당장 "이래놓고도 감사원장이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잡을 수 있겠느냐", "과연 '이명박식 공정사회'의 감사원장 후보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본격적인 인사청문 국면이 시작되기도 전에 아예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 정 후보자의 잦은 전입신고는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 후보자는 1981년부터 1995년까지 15년 동안 서울 강남, 마포, 경기도 과천, 대구 수성 등에서 모두 9차례에 걸친 전입신고를 했다.
특히 정 후보자는 1~2년 마다 서초구 반포동에서 한 번, 강남구 도곡동에서 두 번, 마포구에 세 번 전입하는 등 투기지역을 따라 이사를 다닌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왼쪽부터)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정병국 문화부 장관 후보자, 최중경 지경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
'이재훈 파동'과 닮은 꼴…최중경 후보자 부인도 '투기'의 달인?
현재로선 정동기 후보자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지만, 다른 후보자들의 경우에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약 200만 원의 재산세 탈루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에는 배우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6일 추가로 거론됐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8월 이재훈 전 지경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에도 배우자의 부동산 투기의혹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되면서 끝내 낙마한 바 있다.
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 후보자의 부인은 지난 1988년 부친(최 후보자의 장인)과 함께 대전 유성구 복룡동의 밭 850㎡를 매입했다. 이 부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에 위치해 있었다.
게다가 거래가 이뤄진 직후 해당 부지는 토지거래규제구역으로 설정됐다. 즉 최 후보자의 부인은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우려해 매매를 규제하기 직전에 그린밸트로 묶인 땅을 샀다는 이야기다.
당시 최 후보자는 재무부 사무관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후보자와 부인, 장인의 거주지는 모두 서울 강남구 청담동이었다. 조정식 의원은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태에서 밭을 사들인 것도 관련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토지 중 최 후보자 부인이 소유한 425㎡는 대전시가 조성하고 있는 대규모 택지개발사업, 학하지구 사업을 위해 최근 2억6000만 원에 매입됐다. 조 의원은 "1990년 공시지가와 수용당시 보상가를 비교해 보면 무려 15배 차이"라면서 "국민들 모두가 부동산 투기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시기 최 후보자의 장모는 복룡동 밭과 인접한 일대의 농가와 대지 1276㎡를 구입했고, 이를 2005년 최 후보자의 부인에게 상속했다. 조 의원은 "이 당의 싯가는 7억8000만 원으로 추정된다"며 "후보자 측은 '장인과 장모의 노후대비용'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노후대비용 농가와 대지를 딸에게 다시 상속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기도 했다.
조 의원은 "부동산 투기는 이명박 정부에서 장관이 되기 위한 필수 요건인가"라며 "후보자는 부동산 매매 과정을 소상히 밝히고 국민에 사죄하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정병국, 1년 주유비가 5000만 원?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에는 한 해 수천 만원에 달하는 주유비가 다시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양평군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확보해 지난 해 5월 공개한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지난 2009년 후원회 기부금 2억279만8971원 가운데 19%에 이르는 3768만283원을 주유비로 지출했다.
당시 국회의원들에게 지급되는 연 주유비가 1140만 원(월 95만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 후보자는 한 해 모두 5000만 원에 달하는 돈을 주유비로만 썼다는 이야기다. 특히 정 후보자는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양평군 소재 특정 주유소에서 한 번에 50만~100만 원씩, 모두 1700만6000원의 주유비를 집중적으로 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 측은 "지역구인 양평·가평군이 각각 서울보다 큰 지역이어서 차량으로 활동하려면 주유비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고, 회계담당자가 지구당 사무실 앞에 있는 주유소에 밀린 주유비를 정기적으로 결재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 후보자가 허위 영수증 처리를 통해 후원금을 전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