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대검찰청에서 퇴임한 뒤 곧바로 한 로펌에 취직해 한 달에 1억 원 씩, 모두 7억 원에 가까운 급여를 받은 사실과 관련해 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이는 도저히 받을 수 없는 과도한 소득"이라며 "감사원장은 이러한 전관예우를 감사하고 판단해야 할 직위에 있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특히 이 대변인은 지난해 8월 인사파동에서 재산형성과 관련한 각종 투기의혹에 휘말려 끝내 낙마한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를 언급하면서 "정동기 후보자가 한달에 로펌에서 받은 돈은 당시 지경부 장관 후보자보다 무려 4배나 많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 대변인은 "이러한 감사원장이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세워야 할 감사원을 책임지고 운영할 수 있겠느냐"며 정동기 후보자는 자신이 감사원장으로서 적절치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스스로 사퇴하라"고 말했다.
또 이 대변인은 "청와대는 부실한 후보자를 낸 것에 대해 사과하고 그 책임자를 문책하라"며 "만일 청문회를 강행한다면 이 정권의 레임덕은 더욱 가속화된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이명박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같은 당 전현희 대변인도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과제인 공정사회를 진두지휘해 할 감사원장으로서 치명적 결격사유"라고 혹평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BBK,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정동기 후보자 내정은 국민을 무시하는 자세"라며 "이는 헌법에 대한,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입법, 사법, 행정에 이은 제4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감사원장은 독립성과 중립성을 가져야 한다"며 "그런데 정 후보자가 거친 청와대 민정수석은 수석 중에서도 사정하고, 정치적으로 공작하는 자리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장외투쟁' 민주당, 인사청문회 참석키로…"국회 정상화는 아니다"
한편 지난 해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 처리에 반발해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갖고 12.31 개각으로 입각하게 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에는 참석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 대변인이 전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청문회 대상이 아닌 금융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국민권익위원장 모두 문제가 있는 분들"이라며 "욕심 같아서는 모두 불러서 인사청문회에 준하는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청문회 개최 필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박 원내대표는 "(청문회에 들어가는 것이) 국회 정상화가 아니냐면서 보이콧을 주장하는 의견도 많다"며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이는 정상화가 아니며, 2월 임시국회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청문회를 거부했을 때, 혹은 청문회를 진행했을 때 각각 어떤 소득이 있겠느냐"며 "우리는 장외투쟁을 하면서도 민생이나 안보를 위해 필요하면 농림수산식품위원회, 국방위원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등을 소집했던 협력적 자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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