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회전문 개각' 등으로 사실상 '마이웨이'를 선언한 데 대해 바닥 민심이 좋지 않음을 체감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안상수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은 정부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되 견제할 것은 철저히 견제할 것"이라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당이 중요 정책의 중심에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어 "정권 재창출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변화와 쇄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국민의 변화의 요구에 부응하며 당의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고 체질 변화를 위해 3월 중에 '뉴한나라당비전'을 준비하고 발표해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두언 최고위원도 "당이 국정을 주도하고 과감하게 정부를 견제하고 견인해야 한다"며 "당내 민주적 리더십 확립, 중도개혁적인 변화 선도, 30~40대 지지를 받는 젊은 한나라당 만들기, 대권 주자 효과적 관리 등을 위해 지도부는 전략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재집권이 좌절될 경우 이명박 정부는 필히 실패한 정권으로 평가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병수 최고위원은 "2010년 마지막 날에 일부 개각이 발표가 됐는데, 이른바 측근들의 귀환, 친정체제 구축 등의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며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감수하고 친정체제 구축이라는 평가를 각오한 인선인 만큼, 이번에 인선된 인사들은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국정운영 가치가 흔들림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현한 것이다.
홍준표 최고위원도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총선과 대선은 모두 한나라당이 치르는 것이다.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도 한나라당이 질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당은 때에 따라서 청와대나 정부 눈치를 볼 것 없이 과감하게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한미FTA 비준 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물리력을) 동원하지 않겠다"며 "이 문제는 무한 토론을 해서라도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과정을 밟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청와대 거수기' 논란, '형님 예산' 논란을 일으키며 예산안을 강행 처리한데 따른 민심 이반을 체험한 한나라당이, 당 내부에서 올라오는 위기 의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야당으로부터 총리실 민간인 사찰 관련 보고를 받은 인물로 지목당한 정동기 전 민정수석을 감사원장에 앉힌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이명박 대통령은 기존 국정 운영 방식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의 '우는 소리'가 청와대까지 들릴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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