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북한의 핵 문제가 과거 10년 여당을 한 민주당만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고 우리 보수 정당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며 "다 함께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24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북한의 핵 문제가 처음 제기된 게 1989년인데, 그렇다면 북한의 핵은 길게 보면 30년, 짧게 봐도 20년의 개발이 걸린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몽준 "햇볕정책-비핵·개방·3000의 공통점, 북한 돕자는 것"
정 전 대표는 정부의 대북 강경 정책에 대해서 "북한의 핵 문제든 모든 일에서 강경일변도는 안 좋은 것이다. 너무 경직돼 보인다"라며 "우리끼리 서로 정확하게 (북한의 핵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그 공유된 인식 이외에 우리가 공통의 입장을 확실히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경 일변도는 옳지 않지만, 당내에서 대북 정책에 대한 이견이 너무 불거지는 것도 우려된다는 말이다.
정 전 대표는 "지난 정부의 햇볕정책이나 지금 현 정부의 비핵·개방·3000 이런 원칙도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북한의 어려운 동포들이 다 우리 형제인데 도와주자는 것은 같은 것"이라며 "도와주는 시기를 갖고 먼저 도와주는 게 맞다, 나중에 도와주는 게 낫다, 이걸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햇볕정책에 대한 지나친 비판은 삼가야 한다는 것.
연평도 사격훈련을 계기로 한나라당 내에서도 정부의 강경한 대북 정책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강경론만 고수하는 참모를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고, 홍준표 최고위원도 햇볕정책을 비판하고는 있지만 대화 채널조차 없는 정부의 대북정책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친박계인 홍사덕, 중립 성향인 남경필 의원 등 당내 중진들도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재검토를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한 한나라당 인사는 "현 정부 대북 정책에 대해 불만이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생각보다 많지만 공개적으로 말하기는 꺼려하는 것 같다"면서 "민심의 불안감이 가중되면 집권당에 불리한 것은 자명한 사실인데, 보수층이나 청와대 눈치도 봐야 하기 때문에 다들 말을 아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문제제기를 하는 인사들이 주로 수도권 출신인 것도 주목된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서대문구을, 정몽준 의원은 동작구을, 홍준표 최고위원은 동대문구을, 남경필 의원은 수원시 팔달구다. 홍사덕 의원도 지역구는 대구 서구지만 서울 강남을에서 3선을 했고 경기도 일산, 경기도 광주 등에서 당선됐거나 출마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수도권 민심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그러나 당내 강경 매파들의 반박도 만만치 않다. 친이계인 나경원 최고위원,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 등 '매파'는 반면 강경 일변도의 현 정부 대북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친이계 심재철 정책위의장도 이날 CBS 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동안 북한을 계속해서 개혁 개방으로 끌어내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돈도 갖다 주고 했지만 결국 그런 모든 시도들이 10년에 걸쳐 성과를 보지 못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런 방식보다는 이제는 원칙을 가지고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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