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새해 예산안 단독 처리 후폭풍의 불똥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야당은 물론이고 한나라당 외부의 분위기가 "서민복지 예산이 대폭 삭감된 데 대해 복지를 강조하는 박 전 대표가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로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혹시 '박근혜표 복지'는 예산이 필요 없는 복지냐"며 "'박근혜표 복지'를 달성하기 위해선 (박 전 대표가) 최소한 예산안 날치기에서 복지예산이 어떻게 됐는지를 함께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도 같은 날 "(박 전 대표가) 너무 모른 체하고 있으면 몸을 사린다는 비난을 받지 않겠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8일 한나라당이 민주당 등 야당과의 격렬한 몸싸움을 거쳐 예산안 및 관련부수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킬 때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근혜표 복지'는 예산이 필요 없는 복지인가"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박 전 대표는 날치기로 그 많은 복지 예산이 완전히 삭감될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중요한 이슈에 대해선 일절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유리한 얘기일 경우 고개를 쳐들고 말씀을 하신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또 "국민의 70%와 4대 종단, 모든 학자들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할 때 박 전 대표는 무슨 말을 했냐"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말한 '한국형 민주주의'가 유신독재로 나타났는데 박근혜표 복지는 무엇으로 나타날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쪽지로 전달해 챙길 예산은 다 챙겼다"는 한나라당의 반발에 대해서도 그는 "물타기식 물귀신 작전"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같은 황당한 변명은 오히려 '형님예산', '영부인 예산'의 문제점과 박희태 바지의장의 사퇴 필요성을 국민 속에 각인시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청와대가 형님예산 비판을 저급정치라고 했는데 누가 할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포악한 인질범도 배려하는 어린이, 여성, 노인보다 형님, 영부인, 국회의장 예산을 우선 배정하는 게 저급정치"라고 지적했다.
"MB가 김성회에 격려 전화? 처음엔 믿어지질 않았다"
이만섭 전 의장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박근혜 대표가 말을 아끼는 것은 좋지만 나라가 어려울 때, 중요할 때에는 청와대나 여당 간부들에게 충고도 해주고 그러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이만섭 전 의장은 "무슨 개인 인기플레이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여당에 몸을 담고 있으니"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의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도 비판했다. 이 전 의장은 "옛부터 국가 최고 지도자의 형은 모든 공직을 떠나 멀리 떠나지 않았냐"고 말했다.
또 그는 이 대통령이 김성회 한나라당 의원에게 격려전화를 한 것을 놓고 "처음에 믿질 않았다. 믿어지질 않았다"며 "그런데 정말 전화를 했다면 그것이 위로 전화이건, 격려 전화이건 대통령이 실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할 필요 없는 전화를 한 것이고 전화를 받은 사람도 이것을 공개한 것은 잘못"이라며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거나 둘이 단독으로 회담을 했다거나 하는 것은 절대 공개하지 않는 것이 정치의 도리고 윗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성회 의원도) 정치를 모르는 사람"이라며 이런 일들이 자꾸 어려운 정국을 더 꼬이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