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의 청와대 뒷돈 상납 의혹과 관련, 뇌물 공여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는다.
8일 오후 서울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남 원장은 청와대에 돈을 상납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쓸데 없는 소리"라고 답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국정원 직원들은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이자 최고의 전사들"이라면서 "그들의 헌신과 희생에 대해 찬사는 못 받을망정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일이 벌어져 가슴 찢어지는 고통을 느낀다. 이 자리를 빌려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며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남 전 원장은 2013년 3월부터 2014년 5월까지 국정원장으로 재직하며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매달 5000만 원~1억 원의 특수활동비를 이재만‧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주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남 전 원장의 승인을 받아 국정원 예산을 총괄하던 이헌수 전 기조실장이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남 전 원장에 대해 뇌물공여, 국고손실 등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남 전 원장을 상대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하게 된 경위와 박 전 대통령의 지시 여부 등을 묻는다.
남 전 원장은 특활비 상납 사건 관련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국정원 전담 수사팀 조사실로 건너가 '댓글 사건' 관련 조사도 받는다.
그가 재직 중이던 2013년 4월 무렵 검찰이 댓글 사건으로 압수수색을 할 기미가 보이자, 국정원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을 차리고, 재판에서 직원에게 위증을 하도록 교사하는 등 사법 방해 활동이 이뤄졌다고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당시 국정원 법률보좌관으로서 TF에 소속돼 있던 변창훈 검사가 최근 투신 사망했으며, 앞서 정모 변호사도 검찰에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며칠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