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내년도 예산안 날치기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는 15일 "정부와 여당이 일사분란해서 참 보기는 좋은 것 같은데, 돌격하는 여당 의원들을 보면서 불길한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인 목사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국회는 국회 스스로 하도록 놔둬야 하는 것이 순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본격적인 '역풍'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발언이다.
"저런 분이 여당의 대표라고 앉아 있으니…"
인 목사는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굉장히 씁쓸했다"며 "억지로 순리를 거스르면 부작용이 있게 되고, 결국 정부에까지 후폭풍이 일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의 사퇴 이후 안상수 대표가 "더 이상의 문책은 없다"라고 못박은 대목을 두고 인 목사는 "국민이 납득해야 진짜지, 안상수 대표가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하면 없는 게 되느냐"며 "그건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 목사는 "정책위원장 사퇴는 호미로 한 번 막아보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국민들이 보기에 꼼수가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을 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 목사는 "안상수 대표는 대표가 될 때부터 병역문제에 시비가 있었고, 연평도에 갔을 때도 보온병을 들고 포탄이라고 하고…"라며 "저런 분이 여당의 대표라고 앉아 있으니 국민들 가슴이 철렁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예산안 날치기 처리와 관련해 불교계 지원예산이 대폭 삭감돼 또 다시 증폭되고 있는 정부와 불교계 사이의 갈등국면에 대해서도 인 목사는 "정부 여당이 하는 일이 철딱서니가 없다"고 꼬집었다.
인 목사는 "아무래도 불교계와 MB정권은 악연인 것 같다"며 "결국 생각해보면 정권 출범 초에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인 목사는 "대선 과정 중에서 대통령 선거와 종교를 연결한 일들을 통해 결국은 여기까지 온 게 아니냐"며 "장로 대통령이라든지, 서울시를 어디에 봉헌한다든지, 특정한 기독교 단체 집회에 영상을 보낸다든지 이런 것을 안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뒤늦게 '불교계 달래기'에 나서고 있는 여권을 두고 인 목사는 "돈 몇 푼 때문에 불교계가 들고 일어나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들고…"라며 "사과를 해도 진정성을 갖고 해야지, 철없는 아이처럼 '돈은 어떻게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다.
인 목사는 "여당 대표라는 사람들이 어린 아이같다"며 "저도 보면 답답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형님 예산' 논란에 대해서도 그는 "오히려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 예산을) 줄여버리는 게 보기에도 좋고, 이 정권에도 부감이 안되는 일"이라며 "한 지역구에 저렇게 많은 예산이 가니 국민들은 '아무래도 이상하다'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인 목사는 "이런 저런 오해를 받는 것은 이상득 의원 본인이 감수해야 할 책임"이라며 "분별없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으니 이런 결과가 생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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