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범관 의원이 지난 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이천오층석탑 환수 행사에서 "일본이 이천석탑을 잘 보관해줘 고맙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과 경실련, 환경운동연합, 이천시민광장 등 8개 단체들에 따르면 이 의원은 "만약 이천오층석탑이 이천에 있었더라면 한국전쟁 때 유실될 수도 있었다"며 "일본이 잘 보관해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 의원의 역사의식은 그동안 수탈문화재 환수를 위해 진행된 수많은 노력들을 일본의 선처를 구걸하거나 애걸한 것으로 이해한 것"이라며 이 의원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했다.
이어 이들은 "이 의원은 약탈문화재 환수를 위해 노력해온 많은 단체와 국민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거듭 요구하면서 사과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 총선에서 이 의원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같은 비난에 대해 이범관 의원은 "6.25 때 혹시나 유실될 수 있었던 부분에 대해 다행이라는 취지였고, 또 그동안 보관해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문화재 환수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협상과정에서 일종의 '립서비스'를 한 것을 두고 말꼬리잡기를 하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며 공개사과 요구를 일축했다.
지난 1915년께 조선총독부에 의해 경복궁으로 옮겨진 이천오층석탑은 이후 일본으로 반출됐으며, 현재 도쿄 오쿠라호텔에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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