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13일 예산안 처리 이후 벌어지고 있는 '후폭풍'을 놓고 "여당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해 민주당은 "홍 최고위원 눈에는 보이지 않는 손을 국민들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고 여당 내부의 자중지란에 부채질을 했다.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보이지 않는 손의 주인은 다름 아닌 이명박 대통령"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해 "이 대통령의 지난 임기 3년간 예산을 날치기 처리한 '전과 3범'의 두목이 누구인지 내가 말 안 해도 이해할 것"이라고 맹비난했었다.
이는 한나라당 지도부 내에서조차 '날치기 청와대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을 기회 삼아 칼 끝을 이명박 대통령으로 집중하려는 것이다.
전현희 대변인은 홍준표 최고위원이 거론했던 1996년 노동법 '날치기'를 놓고 "YS정권 몰락의 신호탄이었다"며 "이번 예산안 날치기로 MB정부의 몰락도 시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배가 침몰하기 시작하면 선상에서 반란이 먼저 일어나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최고위원의 '쓴 소리'를 침몰하는 배에서 벌어진 '반란'으로 규정한 것.
전 대변인은 "꼬리 자르기로 여권 전열을 재정비해 날치기 책임과 국민적 분노가 해소될 것이라고 믿는다면 이는 큰 오산"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홍 최고위원은 "예산 파동의 책임자로 고흥길 정책위의장이 사퇴했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당이 독자성을 상실했다는 일각의 지적"이라며 "당이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독자성을 잃고 끌려 다니지는 않는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 '예산안 날치기 의결 무효 및 수정 촉구 결의안'을 제출한다. 그 밖에도 민주당은 이번주 중으로 '아랍에미리트(UAE) 파병동의안 철회 결의안'과 4대강 사업 관련법인 '친수구역활용특별법' 등 쟁점 법안에 대한 폐지법안을 잇따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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