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간 통화와 이후 조치에서는 중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어 한반도 긴장 국면이 다각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통화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해 분명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 통화 직후 미국 측은 핵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의 서해 연합훈련 참가 계획을 밝혔다. 미 해군 7함대 소속인 조지워싱톤호는 배수량 9만7000t급으로 20여대의 FA-18 전폭기와 5-6대의 E-2C 조기경보기 및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수 백기를 싣고 있다.
조지워싱턴호는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서해상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할 계획이었지만 중국의 견제로 불참한 바 있다.
▲ 지난 7월 동해상 한미합동훈련에 참여한 조지워싱턴호. 원래 서해상에서 예정됐던 훈련이 중국의 반발로 변경됐었다ⓒ뉴시스 |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약 30분 간 통화했다.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항공모함 조지워싱턴 호의 서해 파견에 대해 설명했고 통화 직후 미국 측이 이와 관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미 정상의 통화 내용과 오는 28일부터 서해상에서 실시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구체적 내용은 미국 측에서 먼저 공개됐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북한이 이런 식으로 도발을 할수록 더더욱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그리고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진정한 변화를 보여야 한다는 같은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일반 주민에 대한 무차별 포격이 이뤄졌고 북한이 영변 고농축 우라늄 발표 이후 저지른 도발이라는 점에서 계산된 것으로 본다"면서 "항상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한미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깊은 신뢰를 느낀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에 대해 분명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 중국이 대북관계에 있어 협력을 같이 해야 한다고 나도 통화하겠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도 "북한이 그동안 부인해왔던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공개했고 이어 민간에 대해 스스로 도발했다고 밝힌 만큼 중국도 협조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주한미군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서해상에서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에는 조지워싱턴호 외에도 순양함 카우펜스함(CG62.9천600t급), 9천750t급 구축함 샤일로함(DDG67)을 비롯한 스테담호(DDG63), 피체랄드함(DDG62) 등이 대거 참가한다. 한국군은 4천500t급 한국형 구축함(KDX-Ⅱ) 2척과 초계함, 호위함, 군수지원함, 대잠항공기(P3-C) 등이 참가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이날 오후 훈련일정을 중국에 통보했지만 이전에도 서해상의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해왔던 중국 측의 대응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이 서해상의 대규모 연합훈련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의 대북 강경기조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 외에 칸 나오토 일본 총리와도 통화했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통화할 예정이지만 중국 측과 특별한 접촉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은 "중국 측과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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