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자산 확인 차 통일부에 공단 방문 승인 신청을 접수한 가운데, 신청 결과를 발표하려던 통일부가 돌연 발표 일자를 연기했다. 공단 기업들의 방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북한의 태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일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정부 결정 발표를 미룬 이유에 대해 "입장이 정리되면 오늘 정도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한 것"이라며 "관계 부처와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19일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기업인들의 방북과 관련 "유관부처와 협의 중인데 내일(20일) 정도에 입장이 정리되면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기업들의 방북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북한의 부정적 반응 때문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20일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 '남조선 당국은 개성공업지구 문제를 입에 올릴 자격도, 명분도, 체면도 없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남한 정부는 개성공단에 그 누구도 들여보낼 자격도, 명분도 없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우리의 지역에서 우리가 행사하는 모든 권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시비하기 전에 남측 기업들에 공업지구 폐쇄로 산생된 피해보상이나 잘 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북한이 공단 입주기업들의 방문을 허가하지 않을 뜻임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정부가 <우리민족끼리>의 기사를 확인한 뒤 북한이 기업들의 방북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 방북 승인 시기를 늦춘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백 대변인은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연결됐다고 보기는 좀 그렇다. 그런 상황도 (정부 결정 발표를 취소한 요인으로) 하나 더 붙인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답해 북한의 반응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 인해 국제 제재 공조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와중에 입주기업들이 개성을 방문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통일부가 이러한 흐름을 의식해 기업들의 방북 승인 결과를 발표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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