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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명호, 최순실 첩보 170건 보고 받고 뭉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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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명호, 최순실 첩보 170건 보고 받고 뭉갰다

첩보 수집 직원들은 불이익...우병우·최순실 위해 사찰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최순실 씨 등과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장이 박근혜 정부 당시 최순실-미르재단 관련 첩보를 수집하고도 국정원장에게 보고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16일 국정원 간부의 청와대 비선보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검찰 수사 의뢰 등을 권고했다.

개혁위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은 2014년 8월 추명호 전 국장 부임 이후 최순실·미르재단 등과 관련한 170건의 첩보를 작성했다. △정윤회는 깃털에 불과하며, 실세는 정윤회의 전처 최순실이라는 설 확산, △윤전추 행정관은 최순실의 개인 트레이너 출신으로 행정관에 임명, △미르·K-스포츠에 300억 출연 관련, 계속되는 공익재단 출범 자금 요구로 전경련·재계 불만 여론 조성, △박 대통령과 인연이 없던 우병우 수석이 최순실·김기춘을 통해 민정비서관으로 입성 등 국정농단 단초가 되는 내용들이다.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하기 2년 전부터 첩보가 다수 수집되었음에도, 이러한 내용들은 국정원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다. 개혁위는 오히려 첩보를 수집한 직원들은 근무성적 불량 등의 사유로 지방 전출시키는 등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첩보 작성 지시자로 알려진 추 전 국장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측근으로 통했던 인물이다. 추 전 국장은 첩보 내용을 우 전 수석, 안봉근 청와대 전 비서관에게 비선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관련기사 : "최순실의 국정원 인맥 '추통령'은 도대체 누구인가?")

개혁위는 추 전 국장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으로부터 국내정보를 관할하는 2차장에 추천받을 정도로 밀착관계였으나, 국정원장 출신인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반대로 2차장 승진은 무산됐다고 밝혔다.

또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과는 2015년 6월과 12월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이던 유영하 변호사와 함께 두 차례 접촉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했다.

다만, 추 전 국장이 우병우·안봉근에게 비선 보고를 했는지는 추 전 국장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고, 적폐청산TF에 통화내역 조회 권한이 없어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추 전 국장이 우 전 수석, 최 씨를 위해 민간인·공무원 사찰을 벌인 정황도 확인됐다.

지난해 7월말 우 전 수석의 '처가 부동산 넥슨 매각' 의혹과 관련 감찰이 시작되자, 추 전 국장은 부하직원에게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동향 수집도 지시했고, 보고 내용을 우 전 수석에게 2회 보고했다.

아울러 지난해 6월말에는 우리은행장의 비리 첩보를 집중 수집해 이 또한 우 전 민정수석에게 보고했다.

우리은행장 연임이나 비리문제가 이슈화되지 않았음에도 비리첩보를 집중 수집토록 지시한 배경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개혁위는 그러나 "특검 조사 결과에서 2016년 7월 최순실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우리은행장 인사청탁 관련 문건이 발견된 점에 비추어 최순실 등이 새로운 행장후보를 추천하기 위해서는 당시 우리은행장 연임을 저지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추 전 국장은 이와 함께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동향 보고 작성,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세평 보고 작성 등도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개혁위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취소 청원 모의 의혹을 조사한 결과도 발표했다.

개혁위는 2010년 3월 국정원 심리전단이 '자유주의 진보연합'을 조정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취소 요구 서한을 노벨 위원회 위원장에게 발송한다는 계획을 원세훈 전 원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자유주의진보연합은 당시 서한을 작성해 게이르 룬데스타트 노벨위원회 위원장 앞으로 서한을 발송했으며, 당시 국정원은 번역·발송비 250만 원과 책자 구입비 50만 원 등 총 300만 원을 국정원 예산으로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혁위는 추 전 국장에 대해 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의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의뢰를 권고하고, 김 전 대통령 노벨상 수상 취소청원 관련 적폐청산 TF의 조사결과를 검찰 수사자료로 지원하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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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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