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슈퍼마켓(SSM) 규제를 위한 유통법과 상생법이 각각 오는 10일과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박희태 국회의장과 6개 정당 원내대표는 9일 회동을 갖고 두 법의 분리 통과를 다시 합의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부정적이었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상생법)의 통과 의지를 다른 야당에 약속하고, 대신 '동시 처리'를 요구해 왔던 민주당과 진보신당 등 다른 야당들은 '분리 처리'에 합의해 한나라당의 체면을 세워준 셈이다.
단, 민주노동당은 내부 논의를 통해 '분리 처리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달 25일 민주당이 '분리 처리' 합의를 깬 다음 표류하던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이 당장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경색됐던 국회 활동도 긴급현안질문이라는 야당의 요구를 여당이 받아들여주면서 다시 재개될 전망이다.
김무성 "상생법 무산시 사퇴" 약속
박희태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김무성, 민주당 박지원, 자유선진당 권선택, 민주노동당 권영길, 창조한국당 이용경, 진보신당 조승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만나 SSM 관련 법의 분리 통과 등에 합의했다.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은 민주노동당이 유일했다.
이들은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긴급현안질문을 하고 이후 유통법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지난 5일 검찰이 국회의원 11명 등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올스톱'됐던 예산심의 등 상임위 활동도 11일부터 정상화하기로 했다.
상생법은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1호 안건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지난달 이미 두 법의 분리처리에 합의했다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상생법 관련 발언을 이유로 약속을 파기했던 민주당은 "긴급현안질문에서 김황식 국무총리가 상생법 통과에 대해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반대하지도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을 조건으로 분리 처리에 합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강하게 동시처리를 요구해 온 진보신당 또한 "동시처리가 되지 않는 것에 대해 여전히 큰 문제의식과 유감을 가지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두 법의 처리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 분리처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상생법 처리가 무산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얘기할 정도로 상생법 통과에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도 작용했다.
단, 민주노동당은 "통과 의지가 있다면 굳이 분리 처리할 이유가 없는데 한나라당이 이를 고집하는 것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살려주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합의에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도 10일 유통법 표결에서는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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