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홍준표 노림수에 휘청, 바른정당 결국 분당 수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홍준표 노림수에 휘청, 바른정당 결국 분당 수순?

한국당과 '통추위' 발족…유승민 "탈당 막아보려 설득 중"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 일부가 11일 '보수대통합추진위원회' 구성에 전격 합의했다. 이날 아침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던진 대통합 제안이 바른정당 통합파에게 명분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자강파는 홍 대표의 제안을 일축하면서, 바른정당이 결국 분당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파 의원 중에 단 한 명이라도 탈당하면 의석수 20석인 바른정당은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된다.

홍준표 대표는 앞서 이날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연휴 기간 민심 속에서 '통합의 형식에 구애되지 말고 보수 대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 '바른정당뿐 아니라 늘푸른한국당까지 포함하는 대통합을 하라'는 요구와 주문들이 많았다"며 "바른정당이 전당대회까지 하게 되면 고착화가 되니, 그 전에 형식에 구애되지 말고 보수 대통합을 할 수 있는 길을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시작해 달라"고 지시했다.

홍 대표의 말 가운데 눈길을 끈 대목은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라는 부분이었다. 앞서 한국당에서는 흡수통합 또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개별 입당 방식을, 바른정당 통합파에서는 당 대 당 통합 방식을 주장해 왔다. 홍 대표는 "바른정당 전당대회 전에 우리가 대통합을 이루는 것이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철우·김영우 "통추위 합의"…김무성 "朴 출당? 결과가 중요"

홍 대표의 이같은 '러브콜'은 곧 바른정당 통합파의 화답으로 이어졌다. 한국당 이철우 의원과 홍문표 사무총장, 바른정당 김영우·황영철·이종구·김용태 의원 등 양당 의원 15명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하고 '통추위' 발족에 합의했다. 통추위의 대변인은 황영철 의원이 맡기로 했다.

황 의원은 "홍 대표의 당 대 당 통합 제안과, 정강·가치 관련 부분을 '오픈 마인드'로 열어놓은 것을 대단히 높게 평가한다"며 "홍 대표가 보수 대통합의 물꼬를 튼 만큼 빠른 시일 안에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한국당이 의견을 표명한 만큼, 바른정당에서도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나와야 할 때"라고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한국당은 통추위 실무단 명단을 오는 13일까지 구성하기로 했고, 바른정당 의원들은 통추위 발족에 대해 당 지도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특히 이들은 당 지도부가 통추위 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개별적으로 통추위에 참여하기로 했다.

특히 바른정당 통합파는 그간 최소한의 조건으로 거론돼 온 박근혜 전 대통령 및 친박계 일부 의원들의 출당 없이도 통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영우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됐고 정권을 넘겨준 상황에서 당 내 명분 싸움만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지금은 명분이나 조건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포퓰리즘 독주를 막아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회동 후 김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출당 없이도 통합이 가능하나'라는 질문에 "그건 그때 가서 봐야 한다"고 여지를 열어뒀다.

통합파의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 출당이 통합 조건인가'라는 질문에 "중요한 것은 결과"라며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중간 과정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세한 말을 하기 어렵다.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통합파에서는 나아가 탈당 시사 발언까지 나왔다.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 나와 '당 대 당 통합이 여의치 않으면 탈당 후 한국당에 입당할 수도 있나'라는 질문을 받고 "통합의 분위기가 무르익었음에도 바른정당 내에서 당 대 당 통합 논의가 성숙하지 않는다면 저희 통합파 의원들이 따로 어떤 결단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유승민 "그 영감님은 한국당 지지도나 신경쓰라" 일축

그러나 홍 대표의 통합 제안에 대해, 바른정당 자강파의 반응은 통합파 쪽과는 전혀 달랐다. 자강파의 리더 격인 유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전당대회는 우리가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그 영감님은 한국당 지지도나 신경 쓰시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하게 쏘아붙였다. "우리는 우리 계획대로 당 지도부를 뽑고 우리 길을 간다"는 것.

유 의원은 홍 대표가 말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라는 대목과 관련해서도 "당 대 당 통합은 제가 생각하는 통합의 조건이 전혀 아니다. 한국당이 제대로 변해야 하고, 그러려면 늘 막말이나 하고 국민에게 실망이나 주는 홍 대표와 한국당 지도부부터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일축했다.

김무성 의원 등 당내 통합파에서 '전당대회 전 통합'을 거론한 데 대해서도 유 의원은 "국민에게 아무 희망도 못 주고 아무런 변화도 하지 않는 한국당에 기어들어가는 통합은 보수와 한국 정치의 앞날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일"이라며 "자꾸 통합 이야기를 하면서 당을 분열시키고 흔드는 당 안팎의 행위를 중단해주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유 의원은 또 "개별적 탈당과 한국당 입당은 최대한 막아보려고 설득하는 중"이라며 "한국당에 가려는 생각을 하는 일부 분들도 아무런 명분이 없으니 상당히 고민하고 주저하는 것 아닌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앞서 "일부 의원의 이탈이 있더라도 11월 13일 전당대회는 반드시 치러져야 한다"며 '갈 사람은 가라'는 태도를 시사하기도 했다.

자강파의 공격수를 자임하고 있는 하태경 최고위원도 전날 "솔직히 그 분들 빨리 나갔으면 좋겠다"고 한 데 이어, 이날도 홍 대표의 제안에 대해 "트럼프 식 말폭탄 던지기다. 아무 의미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하 최고위원은 "해산해야 할 적폐 정당과 무슨 합당을 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바른정당은 이날 오전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전당대회 이전에 당 대 당 통합 협상은 없다"며 "홍 대표의 발언은 바른정당과 상의 없이 한 개인의 입장에 불과하다. 우리 당은 11월 13일 전당대회 성공을 위해 매진할 것"이라는 데 참석자 다수가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통합파에 비해 자강파가 다수인 바른정당 내 지형을 보여준다.

연석회의 참석자들은 "소위 보수 우파 통합추진위원회라고 몇몇 의원들이 한국당과 통합 협의를 하는 것도 당과 상의 없는 개인 일탈에 불과하다"며 "통추위 쪽 일부 의원들도 최대한 설득하여 합심해 전당대회를 성공시키겠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통추위는) 개인적인 행동"이라며 "통합을 위한 의원들 간 사적 모임에 대해 당에서 동의해준 적도 없고 당 차원의 문제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기자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