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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여! 박환성·김광일 독립PD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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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여! 박환성·김광일 독립PD여!

[문학의 현장] 불씨는 영원한 거야

불씨는 영원한 거야

살아나지 못하도록
물을 부어 끈
물젖은 잿더미 속에서도
다시 새롭게 살아나는 거야
살아나 번져가는 거야

불씨여! 박환성·김광일 독립PD여!

세상은,
근로계약서 하나 쓰지 못한 채
열악한 작업환경 온몸으로 때운
말도 안 되는 비용으로 만든
피땀 어린 그대들의 작품
아무 생각 없이 재미있다며
즐기고 감상해 온
세상은,

그대들이 남아공에서
교육방송 '다큐 프라임-야수와 방주'
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마주오던 차량과 정면 출동하는
사고로 참변을 당했다 하는구나!

프로그램 저작권 빼앗기고
방송사 간접비 송출료 명목으로
정부지원금마저 착취당한 채
외주제작사는 얼마든지 많다며
갑(甲)질하는 지상파 방송사
외주제작사 생사여탈권 쥐고
을(乙)질하는 방송사 책임프로듀서
과도한 경쟁으로 제살 깎으며
병(丙)질하는 외주제작사의
무소불위 횡포에
아무런 토를 달지 못하는
독립PD라는 정(丁)이 되어
남아공 오지로 떠밀려 간 삶이여!

주면 주는 대로 받고
달라면 달라는 대로 줘야
전파를 탈 수 있는 촬영 작업
방송사 마음 안 든다고 잘리고
제작사 입맛대로 잘리는
극한노동 속에서

세상을
한 점 연출 없이
정확하게 찍고자 한
한 점 거짓 없이
사실대로 담고자 한

살아나지 못하도록
물을 부어 끈
물젖은 잿더미 속에서
다시 살아 새롭게 번져가는
영원한 불씨여!

번져가자
정부지원금마저 착취하는
방송사로 번져가고
외주제작사 생사여탈권 쥐고 있는
방송사 책임프로듀서로 번져가고
과도한 경쟁으로 제살 깎는
외주제작사로 번져가고
피땀 어린 그대들의 작품
아무 생각 없이 즐기며 감상하고 있는
온 세상으로 번져가자
번져가서 온전히 태우자

그리하여
태운 그 터전 위에
평등 공정한
새로운 방송,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

<시작노트>

지난 7월14일 박환성, 김광일 독립PD 두 노동자가 남아공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이들은 남아공 현지에서 교육방송 '다큐 프라임-야수와 방주' 촬영 작업 중이었다. 세상은 이들이 유명을 달리 한 것을 두고 교통사고에 의해서라 말한다. 결단코, 그렇지 않다. 이들은 타살을 당했다. 신계급자본주의의 갑을병정 네 단계로 이어지는 방송계의 부당하고 부조리한 구조에서 최하층 계급인 정의 신분으로 현대판 종이 되어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이들을 살해했다.

산업은 4차 산업으로 새롭게 혁명을 거듭해 왔는데, 산업의 근간인 우리의 자본주의는 새롭게 혁명되어 오지 못하고 오히려 썩을 대로 썩어 더 이상 썩을 수조차 없을 지경이 되었다. 그리하여 신계급자본주의가 되었다. 신계급자본주의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우리는 이제 과감하게 신계급자본주의를 불태워 버려야 한다. 그리하여 그 자리에 하루속히 산업과 자본을 평등하게 더불어 누릴 수 있는 인본자본주의를 새롭게 건설해야 한다. 박환성, 김광일 독립PD들이 기꺼이 그 불씨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온 세상으로 번져가고 있다. 우리 모두 피와 뼈와 살을 깎는 각오로 동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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