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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한과 대화는 시간 낭비"…틸러슨 면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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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한과 대화는 시간 낭비"…틸러슨 면박

언론들, 틸러슨 나무란 트럼프 행태 "부적절했다"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2~3개의 대화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언을 "시간 낭비 하지 말라"며 일축했다. 장관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나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화법에 미국 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각)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틸러슨 장관에게 '리틀 로켓맨'(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렉스, 에너지를 비축해,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거야"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년 동안 '로켓맨'을 잘 대해줬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클린턴, 부시, 오바마가 실패했다. 하지만 나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0일(현지 시각) 틸러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과 소통하고 있는 채널을 가지고 있다. 2~3개 정도의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지 불과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시간 낭비'로 규정하면서,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엇박자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태는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은 것이나 다름 없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손으로 임명한 장관을 "스스로 깎아 내렸다"고 평가했고, 과거 공화당에서 자문 역을 해던 <더 위클리 스탠더드> 편집장 출신의 윌리엄 크리스톨은 "당신이 임명한 국무장관의 외교적 노력을 조롱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난했다.

한편으로는 트럼프 정부가 현재 정부로서의 역할 자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조지 W.부시 행정부에 몸담았던 리처드 페인터 변호사는 "케네디 대통령이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지금 (트럼프 정부처럼) 행동했다면 우리는 모두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기이한 행태를 두고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이 북한과 협상할 시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워싱턴과 평양 외교 채널은 북한에 구금된 미국인들을 데려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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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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