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처음으로 제기된 현직 대통령 부인의 로비 연루설. 야당 의원이 국회의원의 특권인 면책특권의 방패로 삼고 폭로한 의혹이기는 하지만 2일 국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가장 충격적인 '소식'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이날 오후 3시40분경 국회에서 있었던 폭로에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여러 차례 부인하는 논평을 발표한 만큼 '없었던 일'로 치부하긴 힘든 힘든 '뉴스'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폭로한 이같은 의혹이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주장처럼 전혀 사실이 아닐 경우 강 의원이 져야할 책임 역시 만만치 않은 것이다.
그래서 2일 조간신문들은 전날 강 의원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제기된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김윤옥 여사에게 1000달러 수표를 다발로 건네는 등 로비를 했다는 주장을 비중있게 다뤘다. 강 의원은 대정부 질문에서 "남상태 사장은 지난 2009년 1월 (이명박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 씨가 골프를 치다 쓰러져 입원해 있던 서울대병원에 찾아가 김윤옥 여사의 일정을 알아냈다"며 "이후 대통령의 동서인 황태섭 씨의 주선을 받아서 청와대에 접촉해 (남상태 사장이 자신의 부인으로 하여금) 김윤옥 여사를 만나도록 해서 연임 로비를 했다. 이 과정에서 1000달러 짜리 아멕스(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수표가 김윤옥 여사와 황태섭 씨에게 다발로 건네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특정 신문은 이 뉴스를 보도하지 않았다. <조선일보>였다. <조선>은 이날 지면에 김윤옥 여사의 로비 연루 의혹과 관련된 뉴스를 싣지 않았다. 인터넷인 <조선닷컴>에만 1일 "청와대 '김윤옥 여사가 로비설 몸통? 소설'"이라는 기사를 한 꼭지 보도했을 뿐이다.
<동아일보>는 2일 6면에 "민주 강기정 '김윤옥여사, 대우조선 로비 개입'…靑-한나라 '면책특권 악용 영부인 명예훼손'"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보수언론 중 이 뉴스를 가장 크게 다룬 것은 <중앙일보>였다. <중앙>은 1면에 "강기정 의원 발언에 이 대통령 격노"라는 제목의 기사와 2면에 "청와대 '강기정, 비겁하게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라'"는 관련 기사를 싣었다.
방송 3사의 보도 양태도 엇갈렸다. 가장 소극적인 보도를 한 것은 의외로 MBC <뉴스데스크>였다. MBC는 이날 대정부질문과 관련된 기사를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제기한 청와대가 민간인 사찰에 개입한 또다른 증거인 '대포폰' 지급 문제와 개헌 관련된 여야 입장 차이 두 꼭지를 다루면서 강기정 의원이 제기한 김윤옥 여사 관련 의혹은 언급하지 않았다.
KBS <뉴스9>은 이석현 의원이 제기한 '대포폰 지급' 문제를 다루면서 강 의원의 폭로와 관련된 공방을 끼워넣는 식으로 보도했다.
반면 SBS <8시 뉴스>는 김 여사 관련 의혹을 별도의 꼭지로 다뤘다. "'김윤옥 여사, 로비 몸통' vs '터무니 없는 소설'이라는 제목으로 강 의원의 주장과 청와대 측의 반론에 대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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