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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는 'MB물가'…李대통령 "중간보고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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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는 'MB물가'…李대통령 "중간보고 하라"

4% 넘어선 소비자물가 상승률, 靑에 비상등

배춧값 파동이 잠잠해졌지만 신선식품지수가 지난 199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인 49.4%로 폭등하는 등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4%를 넘어서자 청와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1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지난 번 지시한) 품목별 물가관리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중간보고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배추대란이 한창이던 지난 달 12일 국무회의에서 "생활필수품이 외국보다 비쌀 이유가 없다"며 "생필품 값을 조사해 국제시세보다 비싸다면 대책을 세워 가격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생활물가 항목 52가지(이른바 MB물가지수)에 대해 품목별로 가격과 수급 상황을 분석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었다. 이후 정부는 30개 품목을 선정,국내외 가격차 조사를 벌인 뒤 해외보다 비싼 품목은 값을 내리도록 유도하기로 하고 담합조사 끝에 우유값이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지시 이후에도 무, 마늘, 열무 등 신선식품 값에 달린 날개는 떨어질 줄 모르고 자동차용 LPG 가격도 크게 오른 상황이다.

이날 이 대통령이 "이론적으로만 물가관리를 하지 마라. 통계적 관리도 중요하지만, 서민들과 수요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물가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면서 '체감 물가 모니터링 전담팀' 운영 등을 지시했지만 실효성 여부는 미지수다.

'MB물가지수'의 탄생 배경은?

특히 2년 6개월 전 탄생한 'MB물가 지수'에 대해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8년 3월 17일 청와대에서 지식경제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생필품에 해당하는 품목 50개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면 전체 물가는 상승해도 50개 품목은 그에 비례해서 올라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바로 다음 날 기획재정부가 국내 생활물가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50개 품목 인덱스를 발표하겠다고 밝혔고 10일 뒤 국무회의에서 2개 품목이 늘어 정부 관리 생필품 리스트, 이른바 'MB물가 지수'서 52개 확정됐다.

당시 정부는 △열흘마다 가격동향을 집중 모니터링 △매월 1일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후 서민생활안정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가격동향 집중 점검 △할당관세 인하, 유통구조 개선, 시장경쟁 촉진 등을 통해 가격안정을 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52개 품목에 대한 집중 관리는 관치논란만 낳고 별 성과를 낳지 못한 채 2009년이 되면서 유야무야 됐다. 올해 9월 기준으로도 52개 가운데 품목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올랐다.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다시 'MB지수'를 꺼낸 다음 날인 13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히려 52개 품목이 물가인상을 주도했다. 물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배추, 무 등도 포함됐다"면서 "기획재정부는 9개월만인 2008년 말에 MB물가지수를 공식 폐기한 바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리 묶어놓고 물가 잡을 수 있나?

어쨌든 이 대통령이 3주 만에 두 번이나 'MB물가 지수'를 언급했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대응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물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기준금리를 지난 10월까지 세 달째 동결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 금리도 동결 직후 "한은법 제1조에 물가는 한은 책임이라고 돼 있다. 물가, 금리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오직 물가안정에 최우선을 두라는 게 바로 한은법의 정신이다"면서 "환율안정 때문에 (금리를 동결해) 물가를 포기하는 건 대기업 편향적 사고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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