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10명 불러놓고 쇼하겠다는 것"…靑 회담 불참 확인

"안보 문제도 단 둘이 만나면 달라져"…민주당 "몽니 그 자체"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일대일 영수회담이 아니면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고수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좀 묘한 게, 과거 정권에서는 야당이 영수회담을 요구했는데, 이 정부 들어와서는 왜 여야를 전부 불러서 청와대 행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뻔하지 않나. (여야 5당의 대표와 원내대표) 10명 불러놓고 사단장 사열하겠다는 것이지 않나. 국민에게 보여주기식 정치 쇼하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실제로 대화하려면 일대일로 1시간 반~2시간 동안 나라 전체 현안을 두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10명을 쭉 앉혀놓고 밥 한 그릇 주고 한 사람당 2~3분밖에 이야기할 기회가 없다. 그럼 뭘 하겠다는 건지 난 알 수가 없단 말이야"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2시간 동안 둘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 해법이 나올 수 있는 걸 전부 불러서 그림, 추석 앞두고 그림 맞추겠다는 거 아니야. 그런 식으로 쇼하는데 왜 야당이 들러리가 돼야 합니까?"라고 볼멘소리했다.

홍준표 대표는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제1야당이 영수 회담을 거절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북핵 문제가 엄중한 상황에서 (청와대와 자유한국당은 서로) 정반대의 안보관을 갖고 있다. 말하자면 저쪽은 대화론자고 우리는 대북 강경론자고, 도대체 이야기에 접점이 있는가 말이야"라면서도 "그러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과 내가) 단 둘이 만나면 문제는 달라진다 이거야"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진정으로 야당과 심도 있는 대화를 하겠다면 일대일로 만나야 한다"며 "야당을 들러리로 세운 진정성 없는 '쇼통'이라고 판단이 되기 때문에 우리 당은 내일 회동에 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회동까지 거절하는 것은 몽니 그 자체"라며 "교섭단체 4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이 일대일 회담을 고집하며 회동을 거부하는 것은 다른 정당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오만이며, 나아가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일대일 회담 형식에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