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략 폭격기 B-1B 랜서가 북한 동쪽 해상의 국제 공역에 출몰한 것과 관련,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앞으로 미국의 전략 폭격기가 자신들의 영공에 들어오지 않더라도 자위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정면으로 맞불을 놓았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리 외무상은 25일(현지 시각) 숙소인 미국 뉴욕 밀레니엄 힐튼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는 지난 주말에 또다시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공언함으로써 끝내 선전포고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것은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한 것이기 때문에 명백한 선전포고로 된다"며 "미국이 선전포고를 한 이상 앞으로는 미국 전략 폭격기들이 설사 우리 영공 경계선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해도 임의의 시각에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 모든 자위적 대응 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 외무상은 "유엔 총회에 참가하고 있는 모든 성원국 대표단들은 포함해서 전 세계는 이번에 미국이 우리에게 먼저 선전포고를 했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며 "유엔 헌장은 개별적 성원국들 자위권을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번 B-1B 출격에 대해 외무상이 나서서 '선전포고'와 '자위권'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강력하게 반발하는 데에는 2차대전 이후 B-1B와 같은 전략 폭격기가 북한의 최북단까지 전개하는 것이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또 해당 폭격기는 미국이 보유한 전략 폭격기 중 가장 많은 폭탄을 실을 수 있고, 속도도 마하 1.2로 가장 빠르기 때문에 북한에 가해지는 위협이 그만큼 컸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서 이른바 '최고 존엄' 이라고 불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노골적으로 비난한 점도 북한이 '선전포고'를 운운하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주요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Rocket Man)"으로 지칭한 데 이어 23일에는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서는 김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북한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리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누가 더 오래 가는가 하는 것은 그 때 가면 알게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긴 채 귀국길에 올랐다.
다음은 리 외무상의 기자회견 전문
지난 며칠 동안 아시다시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조미 사이의 말싸움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소원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난 주말에 또다시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공언을 함으로써 끝내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이건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한 것이기 때문에 명백한 선전포고로 됩니다.
유엔 총회에 참가하고 있는 모든 성원국 대표단들을 포함해 전 세계는 이번에 미국이 우리에게 먼저 선전포고를 했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유엔 헌장은 개별적 성원국들 자위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선전포고를 한 이상 앞으로는 미국 전략 폭격기들이 설사 우리 영공 경계선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해도 임의의 시각에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 모든 자위적 대응 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입니다.
누가 더 오래 가는가 하는 것은 그 때 가면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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