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대권 행보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졌다. 김 지사는 최근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여권의 유력 대권 후보로 꼽힌다.
김 지사는 이날 "(대권 도전은)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취임한 지 100일 밖에 안 됐다"고 수차례의 대권 관련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잠재적 경쟁자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겨냥해 발언하는 등 묘한 신경전을 연출했다.
또 '대권 도전 논란' 와중에 "나는 경기도지사이지만 경기도 출신은 아니다"라고 하는 등 다분히 정치적 해석이 가능한 발언도 나왔다. 김 지사는 경북 영천 출신으로 'TK(대구경북)'로 분류된다.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전 대표와 지역 기반이 겹친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처럼 정치 기반은 수도권, 지역 기반은 TK라는 세간의 평이 나오기도 한다.
GTX 논란에 "경기도가 하면 무조건 대권이냐"
김 지사의 대권 행보와 관련해 야당 의원들은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은 김 지사의 대권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주장하며 공세를 폈다. 민주당 최철국 의원은 "경기개발연구원의 대표적 연구과제가 GTX, 한일해저터널, 메가시티 등 국책 사업이 많은데, 결국 (대선 국면에서) 수도권의 표를 얻어려는 것 아니냐"며 "경기개발연구원이 김 지사의 대선 싱크탱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김 지사의 GTX는 경기도를 서울에 종속되게 하는 것"이라며 "(국책 사업이) 한 정치인의 야심에 의한 것은 불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최규성 의원은 "GTX는 2조4000억 원이 드는데, 재정이 불안한 상황에서 3개 노선 동시착공이 현실적으로 타당성이 없는데도 계속 주장하는 것은 차기 대권을 노린 정치적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따졌다.
이에 김 지사는 "GTX는 학자들의 연구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세계에 없는 신개념 철도로 경기도의 교통난 해소 등을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없는 궁여지책"이라며 "경기도가 (국책 사업을 연구) 하면 무조건 대권이냐"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또 "지금은 수도권에 (국책 사업이) 집중이 돼 있지 않나. 나는 경기도지사이지만 경기도 출신은 아니다. 너무 지역적으로 나누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정진섭, 심재철 등 친이계 의원들은 GTX 사업 계획을 옹호했다. 특히 김 지사를 노골적으로 칭찬해 온 전여옥 의원은 "GTX는 획기적인 공약"이라며 "이용객 확대를 위해 정차역의 추가 건설과 함께 서울역, 영등포역 등 KTX역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영등포는 전 의원의 지역구다.
정부는 지난 1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KTX 고속철도망 구축전략 보고회의에서 GTX를 "지자체의 주도적 참여로 지역 실정에 맞게 추진하겠다"고 밝혀 "이명박 대통령이 김 지사를 대권 주자로 키워주는 셈"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늘어난 것은 골프장 뿐" 질문에 "골프장은 손학규 전 지사 때 늘어"
민주당 김재윤 의원은 "손학규 전 지사 재임 시절 경기도의 부채, GRDP(지역내총생산) 등의 수치보다 김문수 지사 시절이 더 안 좋아졌다"며 "김 지사 재임으로 늘어난 것은 골프장 숫자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지사는 "시군의 부채가 다 포함된 수치일텐데 도 자체의 부채는 전국에서 5위"라고 반박했다. 골프장 숫자 증가에 대해 "골프장의 인허가는 다 손 전 지사가 있을 때 난 것들"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도장을 찍어줄 수밖에 없다"고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 책임을 돌렸다.
김 지사는 이어 "골프장은 전직 대통령(노무현 전 대통령)이 관광사업을 촉진하고 활성화하면서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정치적 기반(수도권)이 같고 역시 경기도지사 출신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 대한 경계심 차원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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