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이 경찰을 상대로 한 내부 강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을 한 이유를 두고 "4월,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정국을 앞두고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들이 주눅들지 말라고 내부 강연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말해 파장이 예상된다.
노 전 대통령을 폄훼함으로써 시위 진압에 나설 경찰들의 사기를 올리려 했다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조 청장은 13일 국회 예결특위 종합정책질의 자리에 나와 이같이 말했다.
이에 서갑원 민주당 의원은 "정권에 잘 보여서 경찰청장 하는 것은 좋지만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존재 여부를 두고 (경찰들) 사기를 올리기 위해 전직 대통령을 모욕하는 그런 말을 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청장은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이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아니냐는 서갑원 의원의 질문에 "내부 경찰들에게 한 강연은 전파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공개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조 청장은 "기자들을 앞에 두고 한 발언과 내부 경찰들을 앞에 두고 하는 발언은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서 의원은 "공무원은 국민이 아니냐. 기자들 앞에서 하는 말과 경찰들 앞에서 하는 말이 다르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노 전 대통령이 차명계좌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에 조 청장은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청문회 당시 했던 답변을 되풀이했다.
"노 전 대통령이 차명계좌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조현오 당시) 서울경찰청장에게 검찰이 알려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법무부 이귀남 장관은 "그런 사실은 확인해보지 않았다"면서도 차명계좌 유무에 대해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고 애매한 말로 일관했다.
조 청장은 지난 3월 경찰 내부 강연에서 "작년 노통, 노무현 전 대통령 5월 23일날 부엉이 바위 사건 때, 막 또 그 뒤로 (시위대가) 뛰쳐나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러분들, 노무현 전 대통령 뭐 때문에 사망했습니까? 뭐 때문에 뛰어내렸습니까? 뛰어버린 바로 전날 계좌가 발견됐지 않습니까? 차명계좌"라고 발언한 뒤 이같이 말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물의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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