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원세훈 "인터넷을 청소한다 자세로 종북좌파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원세훈 "인터넷을 청소한다 자세로 종북좌파를..."

검찰, 파기환송심 선고 앞두고 법원에 변론재개 신청

원세훈 전 국가원장이 이명박 정부 당시 시국선언 참가자를 "정리"하고, 포털 게시판 댓글을 "청소"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새로운 증거들이 등장하면서 검찰은 원 전 원장에 대한 최종 선고를 미뤄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24일 <중앙일보>가 보도한 '국정원 전(全) 부서장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2009년 6월 19일 '모두말씀'에서 "각 부문 대학에서 교수들이나 전교조까지 이제 나서서 시국선언한다는데 그 시국선언이 정말 그쪽을 다 대변하는 것도 아니고 (중략) 앞에 내놓는 거는 딴 걸 내놓고 뒤에서는 엉뚱한 짓하는 그런 것은 같다"며 "여러분들이 다 정리하는 맨 앞장서는 일을 해주셔야 된다"고 말했다.

2009년 6월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는 서회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이 줄을 이었다. 서울대 교수 124명, 중앙대 교수 68명 등 이명박 정부의 반성과 쇄신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시작으로, 조계종 승려 1447명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종교 편향성을 지적하며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1700여 명의 교사는 "이명박 정권의 독단·독선적인 정국운영에 따라 민주주의, 서민 생계, 남북관계, 교육 등 국가의 미래가 총체적인 위기에 놓였다"며 시국선언을 했다.

실제 원 전 원장의 "정리하라" 발언 이후 정국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국정원 부서장회의 일주일 후,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시도 부교육감 회의를 열어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전교조 교사 전원에 대한 징계 조치를 요청했다.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 등 88명에게 해임 또는 정직 처분을 내렸다. 또 전·현직 대학총장 400여 명이 기자회견을 갖고 "현실 정치에 매몰돼 일부 과격하고 선동적인 주장에 동조한다면 나라를 위해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며 교수의 시국선언 자제를 호소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정권 시작과 함께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의 거센 저항을 받았다. 이후 이름만 바꾼 '4대강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정권에 대한 비판 목소리는 더 거세졌다. 결국 국정원과 검찰 등 사정기관을 동원해 민간인을 사찰하고 여론을 통제하는 등 감시에 열을 올렸다.

이 같은 상황은 이명박 정권 말까지 이어졌다. 원 전 원장은 2011년 10월 21일 국정원 부서장회의에서 "지금 인터넷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인터넷 자체가 종북좌파 세력들이 점령하다시피 보이는데, 여기에 대한 대책을 우리가 제대로 안 세우고 있었다"며 "전 직원이 어쨌든간에 인터넷 자체를 청소한다 그런 자세로 해서 그런 세력들을 끌어내야 된다"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같은 해 11월 'SNS 선거 영향력 진단 및 고려사항'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실에 보고했다. 보고서는 대선과 총선이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에 "'절대 불리'한 여건에서 지속되고 있다"며 "좌파 절대 우위인 트위터의 빈틈을 파고들어 SNS 인프라를 구축하고, 좌파 점유율이 양호한 페이스북을 집중 공략해 여론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관련 기사 : MB 정부, 국정원의 'SNS 장악 보고서' 검토 사실 밝혀져)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중간조사 결과, 원 전 원장 재임기간 중 심리전단이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알파(α)팀 등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하고 18대 대선 직전인 2012년 4월에는 30개까지 확대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검찰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과 국정원장의 독대가 상시로 이뤄졌으며,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민간인을 동원해 여론 조작까지 시도했던 만큼 정권과의 연계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24일 "그동안 극히 일부만 파악됐던 민간인 외곽팀의 규모와 실상이 확인돼 공판에 반영할 필요가 있게 됐다"며 원 전 원장에 대한 변론재개를 법원에 신청했다. 파기환송심 선고를 일주일여 앞둔 상황에서 검찰이 선고를 미뤄달라고 한 것이다. 법원이 검찰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선고공판은 미뤄지게 된다.

앞서 검찰은 국정원법·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원 전 원장 등의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원 전 원장에 징역 4년 및 자격정지 4년을 구형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명선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