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사람
내 집에
저런 먹구름 들이지 마라.
내 가슴에
유기질 단내 나는 내 가슴에
저런 두려운 것 심지 마라.
내 곧은 눈
화톳불 이글거리는 두 눈에
저런 고약한 사술 피우지 마라.
내 가는 길
닿는 대로 평화이고 푸르던 내 길에
저런 철조망 치지 마라.
내 기침소리
벌겋게 각혈하는 내 기침소리
저런 불구덩이 외세는 아웃
시작노트
지난 7월 26일, 성주군 소성리 수요집회에 갔었다. 오후 1시 종교인평화연대에서 주관하는 평화협정촉구 기도회를 마치고 오후 2시부터는 5개 종단 신도들과 성주, 김천 주민들 그리고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1,000 여명이 모여서 사드가고 평화오라, 전쟁을 끝내자, 평화에 살자는 구호를 외치면서 제35차 집회를 열었다.
여는 공연으로 하자센터 청년들이 나와서 호쾌하게 북을 두드렸다. 이어서 전남민예총 김영자 춤꾼이 성주 주민들의 한과 응어리를 담은 ‘평화의 꿈’ 을 추었고 김천맘과 어린이들은 문재인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그림편지를 낭독했으며 종교 지도자들과 상주, 김천 지역대표들도 정전 64년을 맞아 사드 배치 철회와 평화협정 실현을 촉구하는 발언을 했으며 원폭피해자들도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증언을 했다.
특히 연대발언으로 나선 미국의 평화활동가들은 괌에서도 환경영향평가를 2년 이상 했다며 가장 좋은 해법은 사드를 철회하는 거라고 미국으로 돌아가면 성주의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소성리 주민들도 ‘불법 사드 철거하라’라는 손으로 직접 쓴 현수막을 들고 우르르 나와서 '소성리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우리의 요구는 단순하다! 사드를 철거하라는 거다!'라고 외치며 울분을 토해냈다. 문규현 신부와 조헌정 목사가 무대에 올라가서 주민들을 포옹하고 위로하자 서러움이 북받치는지 눈물을 훔쳤다. 이에 모두가 일어나서 박수를 치면서 주민들을 격려했다.
집회가 끝나고 진밭교까지 평화행진을 했다. ‘사드 공사 중단! 사드 가동 중단! 사드 배치 철회!’ 구호를 외치면서 달구어진 아스팔트길을 걸었다. 정리 집회는 사드 발사대와 레이더 모형을 끌어내는 퍼포먼스였다. ‘사드가동 중단하라! 사드배치 철회하라!’는 구호와 함께 소성리 이석주 이장를 비롯하여 박희주 위원장이 쇠망치로 사드 모형을 내리쳤다. 그러니까 사드 발사대와 레이더 모형은 산산조각이 났다. 마무리 발언으로 나선 원불교 강현욱 교무는 사드는 한반도에서 백해무익한 것이라며 사드를 반대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사드가 철회되는 날까지 싸울 것이라며 함께 싸우자고 호소했다.
작열하는 태양이 내리쬐는 소성리는 들도 산도 하늘도 푸르렀다. 작년 이맘 때 김제동이가 성주에 와서 이렇게 말했지. ‘쫄지 마라. 성주가 대한민국이다.’ 그렇다. 이제 촛불이 가야할 곳은 성주다. 이제는 평화다. 통일이다. 반외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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