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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의 도덕 기준, '이명박 이상'일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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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의 도덕 기준, '이명박 이상'일 수 있나?

[기자의 눈] 인사 난맥, 변한 것 없고 변할 수도 없다

8.8 개각의 후폭풍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의외로 태연한 분위기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의 '망언'뿐 아니라 다른 장관 후보자들에게서도 △위장전입 △탈세 △논문 표절 △투기성 부동산 거래 △증여세 탈루 △자녀 국적 포기 등 흠결의 종합세트를 선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분위기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청와대는 그래도 고르고 골라서 좋은 분들의 명단을 내놓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스템엔 문제 없다. 기준이 문제다.

이에 대해 인사기획관실이 공석으로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청와대 인사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본질을 호도할 수 있는 물음이다.

청와대는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의 3월 강연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 대해선 모두 인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강연 동영상 말고 신문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다 알고 있었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낙마 당시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청와대는 이후 검증시스템을 강화했다. 심층 면접과 현장 탐문 등을 강화하고 100개 항목이 넘는 미국식 '자기 검증 질문서'까지 도입했다. 이런 까닭에 줄줄이 터지는 장관 후보자들의 흠결 소식에 청와대가 아직은 놀라는 기색이 없다. 적어도 '시스템'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조현오 내정자의 발언은 자기가 사과하면 될 일", "여러 위장전입의 경우 자녀교육용과 재산증식용을 분리해서 볼 수 있다"는 식의 반응이 문제의 근원을 드러낸다.

보수성향 인사인 서경석 목사는 지난 17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에 장·차관으로 임명하는 분들 중에서 왜 이렇게 위장전입한 사람들이 많은지 그것도 참 아주 보기에 안 됐더라"며 "그 이유가 솔직히 말해서 이명박 대통령부터 위장전입을 하셨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이미 대선 후보 경선 기간에 4차례의 위장전입을 시인한 바 있다.

벗어날 수 없는 이 정권의 태생적 한계

만약 위장전입을 이유로 장관 후보자들을 낙마시키면 "대통령은 되고 장관은 안 되냐"는 비아냥이 따를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위장전입 문제를 인사 흠결 기준으로 삼을 수 없는 태생적 한계가 바로 이 지점이다. 위장전입 뿐 아니라 '자녀 위장 취업' 등도 마찬가지다.

인사철마다 '도대체 검증 기준이 뭐냐'는 질문이 뒤따르지만 기준은 명확하다.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다. 이 대통령보다 흠결이 적은 사람을 낙마시키면 대통령의 정당성이 훼손될 수 밖에 없다.

이 대통령은 첫 인사에서 '베스트 중의 베스트'를 뽑았다고 말했고 이는 곧바로 '강부자' '고소영' 논란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임기 절반에 가까워진 지금 김희정 대변인은 "좋은 분들을 고르고 골랐다"고 말했다. 변한 것은 없다. 그리고 변할 수도 없다. 대통령의 흠결이 그대로인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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