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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이재오, '특수임무'는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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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이재오, '특수임무'는 뭔가?

4대강ㆍ개헌 등 막후 조율…차기 대권구도에도 변화

8.8 개각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다. 7.28 재보선에서 국회 재입성에 성공한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내각으로 자리를 옮겼다. 재보선 내내 내세웠던 '지역일꾼론'을 믿고 찍었던 서울 은평을 주민들 입장에서 보자면 황당할 따름이다.

여야를 막론해 당선되자마자 사실상 '정권 2인자'임을 공식화하는 자리로 옮겨가는 것에 대한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 이재오 내정자는 8일 "현 정부에서 영광스러운 자리 같으면 마다할 수 있지만 고난이 예고된 자리는 피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하자면 따라가야지 어렵고 험난한 자리여서 못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현재 정치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 ⓒ뉴시스
이 내정자의 공식직함은 '특임장관'이다. 노무현 정부 때는 없었던 자리를 이명박 정부에서 만들었다. 전임인 주호영 장관은 종교계(불교) 및 한나라당 내부 갈등(친이-친박) 완화 등의 특임을 부여받았다. 특임장관은 직제상 총리 산하다. 39년 만의 40대 총리, 그것도 2번의 경남지사를 지내기는 했지만 중앙정치 무대엔 '신인'이라고 할 수 있는 김태호 총리 내정자 '밑'이다. 이재오 내정자에게 야당이 개각 인선 발표 즉시 '특임 총리'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은 이런 내부 역학 구도 때문이다. 40대 총리를 보좌한다는 명목이지만 실제로는 이재오 내정자에게 상당한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이 내정자에게 맡겨진 '특임'은 뭘까? 우선 이명박 정부의 명운이 걸려있다고까지 할 수 있는 4대강 사업이다. 이 내정자는 일찍이 '운하 전도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이 사업에 대한 신념이 가득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최장수 장관'이라 할 수 있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이번 개각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가 바로 4대강 사업 때문이다. 최근 국토부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입장을 '마사지'해 보도자료를 내는 등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두 장관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는 상당히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재오 특임까지 가세해 사업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하나 주목받는 특임이 '개헌'이다. 이 내정자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헌과 관련해 "하자는 의견이 많잖은가. 국민들도 원하고"라고 추진 의지를 밝혔다. 개헌을 추진한다면 87년 이후 20여년 만의 일로 많은 정치 이슈를 빨아들일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 그만큼 파급력이 큰 이슈라는 얘기다.

노무현 정부에서도 권력구조를 바꾸는 '원포인트 개헌'을 추진하려 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좌절됐다. 하지만 현재 한나라당이 갖고 있는 의석수에 자유선진당 등 우호지분까지 포함하면 개헌선인 3분의 2 이상의 의석수 확보가 가능하다. 문제는 친박계의 반발. 현재 친이계는 대통령은 외치를 전담하고 총리가 내치를 맡는 '2원집정부제' 개헌을 원한다. 박근혜 전 대표가 차기 대권을 쥐더라도 권력을 분산시켜 안전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로 풀인된다. 따라서 친박계가 이원집정부제 개헌에 찬성할 가능성은 낮다. 박 전 대표 본인이 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여론몰이를 통해 박 전 대표를 계속 압박할 경우, 입장 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기도 쉽지는 않다. 최근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이 박 전 대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소진되고 있다"는 등 압박에 나선 것도 당내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에 대한 전방위 압박인 셈이다. 세종시 수정안 표결에서 직접 찬반 토론까지 나서면서 여전한 '결기'를 보여줬던 박 전 대표가 개헌에 있어서까지 '고집'을 보여주는 게 정치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역풍'도 예상되는 변수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 입장에선 이재오 특임장관을 내세워 한번 '승부수'를 걸어볼 수도 있는 문제다.

'2원집정부제' 개헌이 가능해지면 향후 대권구도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번 개각에서 40대 총리인 김태호 내정자를 내세운 것도 새로운 대권주자에 합류시키기 위해서다. 이재오 특임장관? 그 역시 자신에게 맡겨진 특임 완수에 성공한다면 '용꿈'을 꿀 수도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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