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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와 재보선 표심, 왜 달랐나

[의제27 '시선'] 충성스럽지 않은 유권자, 둔감한 민주당

근래에 치러진 6.2 지방선거와 7.28 재보궐선거의 결과는 예상외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민주당의 압승과 한나라당의 참패를 가져온 지방선거의 결과도 놀라웠지만, 그 반대로 한나라당의 압승과 민주당의 참패를 가져온 재보궐선거 역시 예상외의 결과였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지방선거 이후 불과 두 달도 안 된 시점에서 치러진 재보궐선거의 결과가 지방선거 결과와는 거의 정반대로 나왔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많은 보도들은 양 선거 사이에 표심이 뒤바뀌었고, 그 뒤바뀐 원인이 민주당의 오만과 안이함에 있었다고 질타하고 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7.28 재보궐선거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을 넘어,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게 되었는지에 대해 그 원인들을 보다 엄밀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짧은 기간 동안에 이루어진 변화로서는 너무 큰 변화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다음의 표는 6.2 지방선거에서 각 정당의 광역단체장들이 얻은 득표율과 7.28 재보궐선거에서 각 정당 후보들이 획득한 득표율을 비교한 것이다. 이 표가 보여주고 있는 바와 같이, 다수의 지역에 따라서는 6.2 지방선거 결과와 7.28 재보궐선거의 결과가 매우 다르다. 이를테면 서울 은평을, 인천 계양을, 충남 천안을, 충북 충주, 광주 남구 등이 그 경우이다. 반면 강원도에서는 양 선거 결과의 추세가 크게 변화하지는 않았다.

각 지역별 선거 결과의 차이와 그 원인

우선 서울 은평을의 경우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의 한명숙 후보가 한나라당의 오세훈 후보에 비해 약 4% 정도 앞섰다. 그러나 재보궐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의 이재오 후보가 민주당 장상 후보보다 약 18%를 앞섰다. 이는 양 선거 결과가 역전되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이 발생하게 된 가장 일차적인 원인은 후보 경쟁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실세이자 은평을의 토박이 정치인인 이재오 후보가 고령의 구태의연한 이미지의 민주당 장상 후보를 후보 경쟁력에서 압도했던 것이다. 또한 선거 전략에서도 '나 홀로 운동'을 통해 민주당의 심판 바람을 차단하고자 했던 이재오 후보의 전략이 먹혀들었다. 반면 이명박 정부 및 이재오 심판의 바람 선거와 후보 단일화에 의존했던 장상 후보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다음으로 인천 계양을의 경우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송영길 후보가 한나라당의 안상수 후보를 20% 이상 압도했다. 그러나 재보궐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의 이상권 후보가 민주당의 김희갑 후보를 4% 이상 앞섰다. 따라서 여기에서도 양 선거의 결과는 역전되었다. 그 원인로서는 민주당 후보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 그리고 그 결과로서 경쟁력이 약한 제3 후보의 공천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23.2%의 낮은 투표율은 계양을의 7.28 재보궐선거가 주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결국 승리는 한나라당 이상권 후보에게 돌아갔다.

충남 천안을의 경우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안희정 후보가 자유선진당의 박상돈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그러나 재보궐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의 김호연 후보가 당선되었는데, 그것은 약세를 면치 못했던 자유선진당 박중현 후보의 표를 상당 정도 흡수한 결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의 박완주 후보는 6.2 지방선거에서 안희정 후보가 보여주었던 만큼의 득표율을 올리지 못했다. 한편 충북 충주의 경우 6.2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이시종 후보가 압승했음에도 불구하고, 7.28 재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정기영 후보가 일방적인 열세로 패배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한나라당 윤진식 후보의 경쟁력에 비해 민주당 정기영 후보의 경쟁력이 너무 약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광주 남구의 경우에도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의 결과가 상당히 달랐다. 그것은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그리고 시민사회의 연합 후보로서 민주노동당의 오병윤 후보가 44.1%의 높은 득표율을 올렸기 때문이다. 물론 선거 결과는 민주당 장병완 후보의 당선으로 귀결되었다. 그렇지만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에서 민주노동당의 이 같은 선전은 민주당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한편 강원도 세 지역에서의 7.28 재보궐선거 결과는 6.2 지방선거 결과의 추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결과 철원.화천.양구.인제에서는 한나라당 한기호 후보가,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서는 민주당의 최종원 후보가, 그리고 원주에서는 민주당의 박우순 후보가 당선되었다.

7.28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종합 평가

▲ 이번 재보선에서 민주당은 공천 실패가 가장 큰 패인으로 꼽힌다. ⓒ뉴시스
이상과 같이 6.2 지방선거의 결과와 비교하여 7.28 재보궐선거의 결과를 살펴보았을 때, 한나라당 압승과 민주당 패배의 7.28 재보궐선거 결과는 전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원인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는 한나라당의 후보 경쟁력에 비해 민주당의 후보 경쟁력이 일방적으로 열세였다는 점이다.

서울 은평을의 장상 후보, 인천 계양을의 김희갑 후보, 그리고 충북 충주의 정기영 후보의 경쟁력은 특히 약했고, 충남 천안을의 박완주 후보의 경쟁력 역시 그리 강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들 후보가 출마했던 네 지역에서 7.28 재보궐선거의 결과는 6.2 지방선거의 결과에 비해 모두 역전되었다.

둘째는 민주당의 선거 전략이 매우 안이했던 반면 한나라당의 선거 전략은 매우 신중했다는 점이다. 즉, 6.2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7.28 재보궐 선거에서도 이명박 정부 심판의 선거 전략을 그대로 반복했는데, 이미 지방선거를 통해 이명박 정부를 심판해버린 유권자들에게 그러한 선거 전략은 별다른 바람을 일으키지 못했다. 반면 6.2 지방선거 참패를 경험한 한나라당은 처음부터 철저히 몸을 낮추고 지역별로 개별적인 선거를 치룸으로써 민주당의 심판 바람을 차단했는데, 이는 매우 적절한 선거 전략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셋째는 야권연대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이루어졌어도 그 효과가 약했기 때문이다. 위의 표가 보여주듯이 인천 계양을과 철원.화천.양구.인제에서 야권연대가 이루어졌을 경우 야권연대 후보의 승리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 지역의 야권연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반면 서울 은평을에서는 야권연대가 이루어졌지만, 그 효과는 별로 크지 않았다. 오히려 야권연대가 이루어지고 그 힘을 발휘했던 지역은 광주 남구였다. 여기에서는 여당이라 할 수 있는 민주당에 대해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그리고 시민사회의 야권 연대가 이루어졌고, 그 파괴력도 상당히 컸다.

결국 7.28 재보궐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의 표심에 대해 정당의 후보 공천과 선거 전략이 안이하고 둔감하다면 그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근래에 들어 유권자들은 특정 정당에 충성스럽지 않다. 상황에 따라 유권자들의 판단과 표심이 매우 빨리 변할 수 있음을 7.28 재보궐선거의 결과는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나라당에 비해 유권자들의 표심에 둔감했던 민주당은 그 점을 간과했고, 따라서 참패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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