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일 사퇴를 공식화했다. 7.28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5일 만에, 사퇴 얘기가 처음 거론된 지 3일 만이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재보선에서 아쉬운 결과를 낳게된 데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며 "당의 분란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당의 안정과 공정한 경선관리를 위해서 사퇴하기로 한다"고 말했다고 우상호 대변인이 전했다.
정 대표는 개인의 사퇴로 정리되기를 희망했지만 비주류 등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는 세력의 목소리는 거세다. 쇄신연대는 이날도 "다시 한 번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한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지어 이날은 박지원 원내대표까지 지도부 총사퇴 주장에 가세했다. 정 대표가 처음 사의를 표명했을 때만 해도 "지도부 총사퇴는 곤란하다"는 입장이었던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지금은 치열한 반성과 함께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전당대회를 만들기 위해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박주선 최고위원에 이어 박지원 원내대표까지 '총사퇴'를 주장하면서 정 대표 외의 다른 지도부 거취 문제는 이날 결정하지 못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정세균 대표의 사퇴로 생길 향후 지도부 공백을 어떤 형태로 막을 것인가에 대한 대책은 빠른 시간 내에 전체 최고위원들이 모여서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에도 정 대표는 지도부 총사퇴론에 대해 "나 혼자 물러나는 것으로 하면 안 되겠냐"며 사의를 표명했었다.
정세균, 일단 사퇴하고 차기 지도부 재도전?
정세균 대표는 일단 물러났지만 다음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에 재도전할 가능성도 높다.
사퇴를 선언하면서 "당의 안정과 공정한 경선관리를 위해"라는 말을 앞세운 것도 당권 재도전은 포기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즉, 재보선 참패보다는 "차기 당 대표 도전자가 당권을 쥐고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주류의 반발에 명분을 쌓기 위해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이라는 얘기다.
정 대표의 사퇴에도 당내 비주류 의원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까닭이다. 쇄신연대는 정 대표의 사퇴가 공식화된 이후에도 "변화의 시작은 철저하고 분명하게 책임을 지는데서 온다"며 "현 지도부의 대다수는 다시 전당대회 지도부에 출마하려고 준비하고 있어 전당대회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담보하기에는 역부족"이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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