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참패 이후 민주당에 소용돌이가 몰아지고 있다. 그간 계기가 없어 터져 나오지 못했던 변화와 쇄신에 대한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진다. 6.2 지방선거 참패 이후 한나라당과 닮은 꼴이다. 하나 다른 게 있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즉각 사퇴했지만 민주당은 그러지 않고 있다. 박 최고위원이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다.
"실패도 정도가 있고 실패의 이유에 대한 평가가 있다. 그에 따라 다르게 가야하지만 이번 재보선은 당연히 이길 수 있는 호재가 많았음에도 졌다. 한나라당이 패배했을 때 즉각 지도부가 책임졌던 그 모습을 강 건너 불 보듯 해서는 안 된다."
"책임에 대해 둔감하고 무신경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눈은 매섭고 국민의 마음은 매정하다. 민주당은 여당이 아니다. 원래 인재와 재정도 빈약하다. 우리가 살 길은 고치고 바꾸고 달라지는 변화와 혁신 외에는 없다."
그는 당 지도부가 일괄 사퇴하고 비대위를 꾸린 뒤 8월말이나 9월초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뽑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최고위원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는 2년 임기의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일찌감치 타진해왔다. 재보선을 통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확진을 받은 민주당을 앞장서 '수술'하고 싶다는 의지다. 이번 선거 패배로 유력한 차기 대표로 여겨졌던 정세균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가 불투명했고, 그 틈으로 정동영, 손학규 대권주자였던 두 사람이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 가장 왼쪽에 있는 의원 중 하나로 평가받는 천정배 의원도 도전장을 던져 놓고 있다. 박 최고위원에게 당권에 도전하는 이유를 물었다.
"전당대회는 이미 국민으로부터 평가를 받고 가능성을 시험 받은 사람들 외에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사람들이 부상하는 계기다. 나는 아직까지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능력과 자질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 새로운 상품이다. 당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나 같은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 지도부로 민주당을 다시 한 번 바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그는 1999년 옷로비 사건 내사 보고서 유출 사건, 2003년 나라종금 사건, 2004년 현대건설 비자금 사건 등 정치적 사건에 연루돼 '세 번 구속, 세 번 무죄'의 기록을 세웠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다시 한번 정 대표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삼척동자도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안다"며 "지도부 책임론이 지체하고 지연되면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떠밀려서 물러나는 것이 된다"고 경고했다. 편집자
"정세균 사의? 확정된 의지 표명한 게 아니라 의사 타진"
▲ 박주선 최고위원. ⓒ프레시안 |
박주선 : 사의 표명 안 했다. 정세균 대표가 확정된 사퇴 의지를 표명한 게 아니고 내가 제기한 총사퇴론에 대해 '대표 혼자 책임지면 안 되겠느냐'고 의사 타진을 한 것일 뿐이다. 나는 재보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랬더니 총사퇴하면 이후 지도부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 묻길래 비대위를 구성할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정 대표가 본인만 사퇴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최고위원 득표순위에 의해 승계하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하지만 그건 패배의 책임을 지는 모습도 아니고 국민들도 동의하거나 수긍해줄 수가 없다. 가당치 않은 얘기다. 다른 최고위원들까지 전당대회를 곧 열건데 총사퇴할 필요가 있겠냐고 하더라.
프레시안 : 최고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그만큼 7.28 재보선 패배의 의미가 크다고 보는 것인가?
박주선 :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지방선거 이후 56일 만에 실시된 선거다. 56일 전에 민주당에 승리를 안겨주고 한나라당을 패배시킨 민심이 이번에는 민주당을 심판했다.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정권이 달라진 것도 없고 반성과 회개도 하지 않았는데 한나라당에 승리를 안겨줬다. 이것은 민주당 가지고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두 번째로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패배했다. 앞으로 민주당이 다시 한 번 정권을 잡으려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세 번째로 기존에 민주당 의원이 있던 곳에서도 낙선했다. 얼마나 민주당을 보는 국민의 시각이 심각했으면 이런 결과가 나올까.
더 중요한 것은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 그 중에서도 열성 민주당 지지세력이었던 광주의 선거 결과다. 지난 광주 시장 선거에서 5%밖에 받지 못했던 민노당이 이번에는 44%의 지지를 얻었다. 당선된 장병완 민주당 후보와 득표 차이가 12%포인트 수준밖에 나지 않는다. 56일 만에 지지율이 무려 9배나 높아진 것이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광주 민심이 민주당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민주당에게 회초리를 들어 가르쳐야겠다는 표현이다. 얼마나 잘못 했으면 핵심 지지기반에서 이런 결과를 초래하게 됐을까. 이 부분을 아프고 뜨겁게 느끼지 않으면 민주당은 제대로 서기가 어렵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심판의 반사이익을 민주당이 얻었다면 이번에는 민주당에 대한 심판으로 한나라당이 반사이익을 얻은 선거였다.
"말은 '자만하지 않겠다' 했지만 행동은 자만의 늪에 빠져 있었다"
프레시안 : 그런 심각한 패배의 핵심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주선 :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찍어준 것은 민주당이 달라지고 변화하겠지라는 기대감의 표현이었다. 당연히 지방선거 이후 과감한 변화와 쇄신을 했어야 했다. 아니, 변화를 준비하는 계획이라도 국민이 느끼도록 했어야 했다.
그런데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당 쇄신과 변화를 요구하면 당권 쟁탈을 위한 술수라고 비판을 했다. 국민은 그 모습을 보면서 민주당에게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겠구나 느낀 것이다. 말은 '국민의 승리로 자만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의식과 행동은 자만의 늪에 빠져 있었다.
프레시안 : 변화와 혁심을 기대하는 민심을 수용하지 못했던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 재보선에서의 공천 문제였다.
박주선 : 특정 지역구를 얘기하는 것은 후보자 명예 문제가 있어서 구체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좋은 후보를 찾으려고 매우 노력을 많이 했지만 좋은 후보를 찾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또 아무리 좋은 후보가 발견된다 하더라도 선거구도상 당선되기 어려우면 그 후보를 공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런 경우도 없지는 않았다. 평당원에서부터 지도부에 이르기까지 승리에 대한 절실함을 조금 더 가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선거였다. 당력을 집중해서 선거를 지원하고 선거 운동을 했다고 말하기가 힘들다.
"은평에서는 연대하고 광주에선 싸우고…국민은 진실성에 회의감 느꼈을 것"
프레시안 : 재보선 평가에서 야권연대에 대한 평가도 나온다. 서울 은평을 등 야권연대를 했던 지역이 모두 패배했다. 지난 지방선거가 야권연대 효과의 최대치였다는 주장도 있다.
박주선 : 기본적으로 정체성이 다른 정당이 선거 때 여당과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 부득이하게 힘을 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은 이해가 되지만, 정치 공학적으로 볼 때 야권연합은 국민 입장에서 혼란스럽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은평을과 광주 남구를 봐도 그렇다. 은평을에서는 야권연대를 한 정당들이 광주에서는 적대적 관계에서 경쟁을 했다. 한 쪽에서는 심판하자고 연대를 하고 한 쪽에서는 서로 심판의 대상이 되는 상황을 보는 국민은 야권연대의 진실성과 진지함에 대한 회의를 많이 느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 연대는 표심이 확정되기 전에 해야 한다. 늦어지면서 야권연대를 고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해서 선거 참여 자체를 포기했을 수도 있다. 시의성을 상실하니 효과가 미미했던 것이다.
두 가지 이유 가운데 앞부분이 더 크다고 본다. 서로 모순된다. 몸은 하나인데 왼손은 야권연대를 하면서 상대와 동침을 하고 오른손은 적대관계의 경쟁을 벌였다. 어찌보면 국민을 우롱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야권 통합을 해야지 선거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연대하는 것은 국민에게도 혼란을 주고 정당의 존립 목적과도 합치되지 않는다.
프레시안 : 선거 때 연대를 하는 것보다 통합은 훨씬 더 어려운 문제다.
박주선 : 쉽지 않지만 그렇게 가야한다. 거대 야당에 맞서 대한민국의 운명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서로 간에 정체성에 대한 양보와 타협 속에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정체성 수립도 필요하고 또 가능하다.
프레시안 : 지난 재보선에서 천정배 의원은 광주 남구를 양보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선거 이후 다른 야당들이 재보선 실패의 이유 가운데 하나가 민주당이 기득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통합을 하려다 보면 야당의 맏형으로 더 많은 양보를 요구받을 수도 있다.
박주선 : 광주 남구 양보는 보편성도 없고 원칙도 없는 주장이다. 협상 자체가 은평과 광주를 놓고 진행된 것이 아니었다. 은평은 여론조사에 의해 경쟁력 테스트를 했다. 그럼 광주도 동일한 방식으로 했어야 한다. 선거 연합을 각자 당세 확장을 위한 영업의 장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승리 가능성도 없으면서 상대의 곤궁한 입장을 이용해 이득을 챙기려는 것은 장사꾼의 발상이다. 현실적으로 국민이 원하는 지지 후보가 있는데 무조건 가난한 동생에게 나눠줘야 한다는 것은 유권자인 국민에 대한 우롱이다.
프레시안 : 광주 민심은 왜 민주당에게 회초리를 들었을까?
박주선 : 변함없는 지지를 줬는데 과연 민주당이 광주에 무엇을 주었는가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신뢰가 떨어진 것이다. 또 민주당이 너무 지지층을 얕보고 교만했다. 광주 시장 경선 과정에서도 시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방식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자존심을 짓밟았다. 이번 남구 공천에서의 낙하산 문제도 있었다. 복합적인 것이었다. 민주당을 버리겠다는 몽둥이질이 아니고 민주당을 바꾸고 고쳐야겠다는 사랑의 회초리였다. 물론 회초리도 안 맞아본 사람은 굉장히 아프다. 또 회초리가 잘못하면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다.
"국민이 바라는 지도부가 탄생할 수 있는 지도체제 만들어야"
프레시안 : 어쨌든 재보선 패배로 민주당에도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기존에 변화와 혁신을 요구했던 쇄신연대의 주장이 탄력을 받게 될까?
박주선 : 당권파든 비당권파든, 주류든 비주류든 이제는 쇄신과 변화의 목소리를 거부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쇄신연대라는 모임의 주장이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개념이 아니다. 수권 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혁신하고 변화하자는 주장 앞에서는 그 누구도 견해가 다를 수 없다.
프레시안 : 변화에 대한 공감은 상당한데 변화의 내용이 문제인 것 같다. 지도체제 문제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얘기가 있다. 지금 가장 먼저 민주당이 변해야 하는 핵심은 무엇일까?
박주선 : 정체성 확보다.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역할을 제대로 해 왔고 어느 정도 성취를 했는지 스스로 되물어야 한다. 고민이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따뜻한 진보, 함께하는 진보가 되어야 한다.
두 번째는 당 지도부의 신뢰다. 아무리 좋은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해도 당을 직접 운영하는 지도부가 국민들로부터 신임을 받지 못하면 그 정당이 국민의 지지를 얻기는 어렵다. 정당은 어찌 됐든 국민의 시선을 모으고 귀를 잡고 마음을 얻어야 한다. 거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 지도부다. 아무리 좋은 자동차라 해도 어느 사람이 운전을 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즉, 국민이 바라는 지도부가 탄생할 수 있는 지도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계파나 특정 그룹을 중심으로 특정인에 대한 줄 세우기 또는 합종연횡 방식은 안 된다. 당원들의 뜻이나 국민의 기대와 다른 지도부가 선출될 가능성이 있는 방식은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쇄신과 변화의 첫 걸음이다.
▲ 박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정체성으로 '따뜻한 진보, 함께 하는 진보'를 얘기했다. ⓒ프레시안 |
"선거 패배 후 즉각 책임졌던 한나라당…강 건너 불 보듯 해선 안 된다"
프레시안 : 지난 2년 간 당을 맡았던 정세균 대표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부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재보선 직전까지는 모든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안정적으로 당을 운영해 왔다는 평가도 있다.
박주선 : 당의 승리는 당원 모두의 노력에 의한 승리인 것이지 누구 한 사람의 자질과 역량, 헌신과 희생에 의한 것이 아니다. 또 당이 패배했을 때의 책임 또한 당 전체가 함께 져야지 특정한 지도부 몇 사람이 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러나 당 전체가 책임질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은 없다. 그러니 당 지도부가 책임을 지는 것이다. 실패도 정도가 있고 실패의 이유에 대한 평가가 있다. 그에 따라 다르게 가야하지만 이번 재보선은 당연히 이길 수 있는 호재가 많았음에도 졌다.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했을 때 즉각 지도부가 책임졌던 그 모습을 강 건너 불 보듯 해서는 안 된다.
프레시안 : 그렇다면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비대위를 꾸려야 한다는 얘기인가?
박주선 :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 돼야 한다.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는 출범을 했지만 이 준비위는 전당대회 준비의 역할일 뿐이다. 당무의 최종 책임과 대외 행보를 하기 위한 지도부가 공백이 되면 비대위가 당연히 구성돼야 한다.
프레시안 : 이런 주장에 대한 당내 분위기는 어떤가?
박주선 : 일부 최고위원들은 전당대회가 한 달 밖에 남지 않았으니 사퇴 대신 전당대회에서 새로 출범하면 되지 않냐고 한다. 또 다른 논리로는 지방선거도 이겼는데 총선도 아니고 보궐 선거 몇 군데 졌다고 꼭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하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책임에 대해 둔감하고 무신경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눈은 매섭고 국민의 마음은 매정하다. 민주당은 여당이 아니다. 원래 인재와 재정도 빈약하다. 우리가 살 길은 고치고 바꾸고 달라지는 변화와 혁신 외에는 없다.
프레시안 : 변화를 얘기하지만, 쇄신연대 내에 다양한 의원들이 포함돼 있어 당권을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는 것 같다.
박주선 : 쇄신연대는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 당의 변화를 주장하는 의원들의 모임이지 전당대회 지도부 선출과 관련해 특정인을 지지하기 위한 모임 아니다. 참여한 일부 사람들이 이 모임이 나를 지지하기를 내심 기대할 수는 있겠으나 개인의 뜻일 뿐 그런 모임은 아니다.
"당 대표 출마 이유? 박주선은 '새로운 상품'이다"
프레시안 : 당의 변화를 위해서는 지도부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얘기했는데, 당 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당 대표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주선 : 전당대회는 이미 국민으로부터 평가를 받고 가능성을 시험 받은 사람들 외에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사람들이 부상하는 계기다. 나는 아직까지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능력과 자질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 새로운 상품이다.
여러 가지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오뚜기 리더십'이 있다는 말을 주변에서 듣는다. 당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나 같은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 지도부로 민주당을 다시 한 번 바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을 한 개인의 사당(私黨)이 아니라 공당(公黨)으로 만들어서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고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한 당이 되도록 해보고 싶은 포부가 있다. 민주당의 블루오션을 찾아가는 민주당의 새로운 개척자가 되겠다.
농담하자면, 현재 4대 정당 대표가 모두 법조인이다. 법조인들의 경쟁 틈에 내가 들어가면 민주당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민주당의 블루오션, 새로운 가능성의 단초가 어디에 있다고 보나?
박주선 : 서민과 중산층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정당이라는 신뢰를 받아야 한다. 말로만이 아니라 진짜 실태를 파악해 정책 개발을 해야 한다. 서민과 중산층의 우산, 지팡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민주당의 블루오션이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과 정부도 친서민 정책을 얘기하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대기업 때리기도 나섰다. 그것이 이번 재보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은 어디 있을까?
박주선 : 극빈층과 차상위계층에게 보편적 복지를 보장해줘야 한다. 가난의 되물림을 막기 위해 더 눈을 돌려야 한다. 민주당이 정책은 많이 가지고 있으나 여당이 수용해주지 않으면 힘이 달린다면서 포기해버리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그런 것들이 민주당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을 것이다.
또 그동안 민주당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다면서 부유층을 역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받았었다. 부자들이 가진 것을 빼앗아 서민에게 주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다. 그 때문에 중산층이 많이 떨어져나가기도 했다. 이제는 깨끗한 부, 즉 '청부(淸富)'를 보호해줄 줄도 알아야 한다. 보수냐 진보냐는 의미가 없다.
"지도부 책임론 지체되면 책임지는 것이 안 된다"
ⓒ프레시안 |
박주선 : 빠르게 결정 나야 한다. 지도부 책임론이 지체하고 지연되면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다. 떠밀려서 물러나는 것이 된다. 머뭇거리면 책임 회피하는 것으로 보여지는 이유다. 물러나더라도 국민이 그 진지함을 인정해주지 않는다. 빠르게 결정 날 것으로 본다.
물론 여론의 돌팔매질을 맞더라도 소신과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다. 당을 위한 길이라면 이 길로 간다는 의지도 필요하다. 그런데 소신과 용기에 의해 진퇴 논란이 늦춰지는 것인지 아니면 자리에 연연해서 기득권 때문에 그러는지 국민은 다 안다. 전자라면 다소 시일이 늦춰져도 상관은 없지만, 그 경우에도 능력과 국민에 대한 예의 문제가 연관돼 있으니 결론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후자의 문제라면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프레시안 : 만일 사퇴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이 난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박주선 : 그런 우를 범할 지도부는 한 사람도 없을 것으로 본다. 삼척동자도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아는데 그런 우를 범할까? 지혜 있고 슬기로운 사람들은 진퇴를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지도부도 살고 당도 산다.
프레시안 : 긴 시간 얘기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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