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과 같은 당 손혜원 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군자 할머니의 빈소에서 '엄지 척'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일자, 두 의원은 사과했다.
손혜원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군자 할머니 문상 함께 가자는 제 제안에 밤 늦게까지 100분 넘게 빈소에 와주셨다"며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김군자 할머니 빈소에서 여러분들과 지낸 오늘 밤은 행복했다"며 일반 시민 조문객들과 찍은 사진을 여러 장 올렸다.
사진 가운데 하나에는 손혜원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던 송영길 의원이 조문을 온 일반 시민들과 함께 '엄지 척'을 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트위터에는 이 사진이 리트윗되면서 "일본군 위안부로 평생 고통받다 돌아가신 분 장례식장에서 인증샷 놀이를 한다", "장례식장에 가서 기념 사진 찍는 것은 처음 본다", "문상 가서 엄지 척이 뭐냐" 등의 비난 글이 올라왔다.
손혜원 의원은 <프레시안>과 한 전화통화에서 "그제밤부터 김군자 할머니 빈소가 썰렁하고 사람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제가 페이스북에 조문을 가자고 올려서 일반 시민이 100명 넘게 조문을 오셨다"며 "저 때문에 천안, 전주에서 멀리서 오신 시민 분들인데, 제가 해드릴 건 사진 같이 찍어드리는 것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빈소라서 (조문 온 시민들이) 열 번 찍자고 하면 한 번밖에 안 찍었다. 문상하는 데니까 서서는 찍지 말고, 여러분이 원하신다면 기념 사진을 앉아서 조용히 찍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송영길 의원과 같이 찍은 배경에 대해서는 "저는 송영길 의원이 오시는 줄도 몰랐다. 우리랑 같이 사진 찍으시면 (시민들이) 좋아하시니까 될 수 있으면 둘이 같이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혜원 의원은 '엄지 척' 사진에 대해서는 "문상하는 데니까 서서 찍지 말자고 했지만, '엄지 척'이 습관이 돼서 다들 그렇게 하게 된 게 우리가 생각이 짧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죄송하다. 제가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며 사과했다.
송영길 의원도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김군자 할머니를 참배하고 나서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여러 얘기를 나누고, 서로 힘내자고 의기투합하고 나와서 손혜원 의원이 시민들과 같이 인사 나누고 사진 찍자고 해서 찍었다"고 해명했다. '엄지 척' 포즈에 대해서는 "죄송하다. 선거 때부터 버릇이 됐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군자 할머니를 떠나보내고 상심하고 계신 많은 시민 여러분,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 물심양면 애써주신 국민 여러분, 정말 죄송하다"며 "역사 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누구보다 앞장서는 것으로 지금의 빚을 갚아나가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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