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회'의 위원 면면이 드러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법률대리인, 국정교과서 찬성 교수, 뉴라이트·보수단체 출신 인사 등 우파 색채가 짙은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9명의 혁신위원과 1명의 혁신위 대변인 인선을 발표했다. 혁신위원에는 김광래 관동대 교수, 김영호 전 이명박 정부 청와대 통일비서관, 박성희 전 <한국경제> 수석논설위원, 여명 전 '한국대학생포럼' 회장,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이우승 변호사, 조성환 경기대 교수, 최해범 사회민주주의연대 사무처장, 황성욱 변호사(가나다 순서)가 임명됐고, 혁신위 대변인에는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이 임명됐다.
류 위원장은 이같은 인선의 배경에 대해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이념 정립을 주도할 수 있는 인사, '창조적 파괴'를 통해 당 쇄신에 앞장 설 수 있는 인사,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각오로 당 혁신에 헌신할 수 있는 인사, 당의 재건과 화합 그리고 외연 확대를 도모할 수 있는 인사"를 선별했다고 밝히고 "청년과 여성을 대표하는 인사, 서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합리적 좌파 진영 인사도 포함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외연 확대'나 '청년 대표성' 등의 인선 취지와는 달리, 대부분의 혁신위원 면면은 강성 우파에 치우친 것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으로 황성욱 변호사는 지난해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부터 올해 4월 해임될 때까지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 참여했던 인사다.
일부 혁신위원들이 몸담았던 단체들도 우파 일색이고, 일부는 '극우 성향'이란 평까지 듣고 있다. 유동열 혁신위원이 원장을 맡고 있는 자유민주연구원이나 이옥남 대변인이 몸담고 있는 바른사회시민회의는 뚜렷한 우파 성향으로 이름난 단체들이다. 자유민주연구원은 지난해 7월 '민변 감시' 활동을 벌이겠다며 '민변 척결 TF'를 만들기도 했다. 유 혁신위원은 또 지난 2014년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당시 법무부가 추천한 전문가 자격으로 참고인 출석을 했다.
'청년 몫'이라는 여명 혁신위원이 2015년 6기 회장을 지낸 한국대학생포럼은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09년 설립된 우파 청년단체로, 2011년 윤주진 당시 회장이 '어버이연합'으로부터 후원금과 감사패를 전달받은 일로 유명세를 치렀다.
김광래 혁신위원은 2014년 강원교육감 선거에 보수 성향 후보로 출마했다 낙마한 인물이고, 국정교과서 지지 교수 102인 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김영호 혁신위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 '뉴라이트 대안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고, 뉴라이트 성향 매체 <시대정신> 편집위원을 지냈다. 때문에 그가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임명됐을 때 논란이 일었다.
조성환·이우승 혁신위원은 지난 2012년 새누리당 시절 불거진 '현기환-현영희 공천 헌금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이 혁신위원은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 측근 비리를 파헤친 '김진흥 특검팀'에서 특검보를 맡았으나, 검찰이 수사 방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특검보에서 사퇴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 혁신위원은 홍준표 대표의 사법연수원 동기(14기)로,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서 홍 대표의 변호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으나(2015.5.6. <연합뉴스> 보도) 류석춘 위원장은 이에 대해 "오보"라고 말했다.
최해범 혁신위원은 상대적으로 진보적 인사라는 평이 있다. 류 위원장은 "<딴지일보>에 칼럼을 연재한 분"이라며 "북의 3대 세습, 전교조 역사관, 민주노총의 기득권 등을 비판한 합리적 좌파 인사"라고 그를 소개했다.
한국당 혁신위는 이날 인선 발표에 이어 바로 상견례를 겸한 1차 회의를 갖고 활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류 위원장이 지난 11일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너무 과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이날 발표된 혁신위원 인선 면면을 볼 때 이들이 마련할 '혁신'안의 방향에 대해서는 당 안팎에서 우려어린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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