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개 단체가 참여한 '박근혜퇴진대구시민행동'은 "박 대통령 탄핵을 이끈 대구 시민들의 촛불집회 기록을 보관하기 위한 온라인 아카이브를 개설한다"며 "내달 말 정식 오픈한다"고 17일 밝혔다. 1,700만 탄핵 촛불과 관련해 아카이브(Archive.역사 기록보관소)를 만드는 곳은 대구가 전국 처음이다.
'박근혜 퇴진' 촛불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대구 도심을 밝혔다. 넉 달간 19번의 집회에 연인원 20만여명이 참여해 지역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당시 집회를 이끌었던 대구시민행동은 지역 촛불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한 '촛불기록팀'만 남겨놓고 탄핵 확정 이후인 지난 4월 모두 해산했다.
기록팀은 5월부터 현재까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핵심은 대구 촛불의 모든 기록물을 디지털화해 저장한 온라인 홈페이지 '대구촛불의 기록(1617dgact.com)' 아카이브를 만드는 것이다. 온라인 주소는 2016년과 2017년 대구의 행동이란 뜻으로 지난 주말부터 가오픈된 상태다.
메인 홈페이지에는 '그 곳에 당신이 있었다'로 시작하는 타임라인이 게시돼 있다. 당시 사진과 대구시민행동이 발표한 기자회견문, 성명서를 포함한 웹포스터, 손피켓, 현수막, 관련 기사 등도 올라와 있다. 촛불영상·인터뷰도 추가로 올라올 예정이다. 시국대회, 동네촛불, 시민토론회 등 대구 촛불과 관련된 각종 기록물을 추가로 모아 8월말 정식 오픈한다. 이후 누구나 무료로 언제 어디서든 대구 촛불의 기록을 아카이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구 촛불 백서(白書) 발간은 아카이브 작업 후 검토한다. 아카이브 작업 예산은 대구시민행동이 촛불 집회 당시 시민들로부터 받은 후원금 잔액 7백만원으로 충당한다.
서승엽(53) 전 대구시민행동 공동위원장은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제대로 기억하기 위해 아카이브를 만들었다"며 "특히 대구였기에 더욱 특별했던 촛불의 그날을 대구 시민들이 앞으로 잊지 않고 좌표로 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선우(43) 대구촛불기록팀원은 "촛불 주인공은 시민들이다. 그들이 만든 성과를 자료로서 보존하고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과 서울시는 촛불을 기록한 1,000쪽짜리 백서(白書)를 공동으로 작업해 내놓는다. 촛불 1주년인 올해 10월에는 대구와 비슷한 '사이버기록관' 설립을 검토할 방침이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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