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회에서 처음으로 발의됐다. 의석 분포를 고려했을 때 실현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트럼프 측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어, 향후 어떤 파장을 낳을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민주당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은 12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법방해(obstruction of justice)' 혐의가 있다며 하원 의회에 대통령 탄핵안을 공식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공식 발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셔먼 의원은 탄핵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는 헌법상 탄핵 사유인 '사법방해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처음으로 탄핵안이 의회에 공식 발의되면서 탄핵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의회 의석 분포로 봤을 때 실제 탄핵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탄핵이 이뤄지려면 하원 재적 의원의 과반, 상원의 경우 재적 의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현재 상‧하원 모두 여당인 공화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상원 100석 중 공화당 52석, 하원 435석 중 공화당 241석) 이에 이번 탄핵안이 표결에 부쳐진다고 통과가 쉽지 않다.
또 지금까지 미국에서 세 차례 탄핵이 추진됐지만 의회의 문턱을 넘은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 1974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탄핵 절차가 본격화되기 전에 하야했고 앤드루 존슨(1868년)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1998년) 전 대통령의 탄핵안은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부결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탄핵소추안의 의회 통과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미국 정치권에서 트럼프 탄핵을 공식적으로 제기하는 첫 사례라는 측면에서 정치적 의미는 적지 않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이 새롭게 제기되면서 이른바 '러시아 커넥션'이 확산되고 있어, 이와 관련된 새로운 증거나 진술이 추가될 경우 탄핵 여론이 힘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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