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니어는 11일(이하 현지 시각)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난해 러시아 변호사였던 베셀니츠카야와 만남을 주선했던 러시아 팝스타 에민 아갈라로프의 대리인인 로브 골드스톤과 주고 받은 이메일 대화 전체를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골드스톤은 지난해 6월 3일 "에민(아갈라로프)이 매우 흥미로운 내용을 가지고 당신과 연락해보라고 했다"면서 "러시아 검사가 에민의 아버지인 아라스를 만나 '힐러리와 러시아 사이의 거래를 유죄로 만들 수 있는 공식 문서와 정보를 트럼프 캠프에 제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골드스톤은 "이것은 당신의 아버지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라며 "매우 민감한 고급 정보이지만, 트럼프 후보에 대한 러시아와 정부 지원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트럼프 주니어는 "감사하다"면서 "다음 주에 전화로 먼저 이야기해도 되겠냐"라고 되물었다.
골드스톤은 이에 "러시아 정부 변호사"가 이러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만남을 제의했다.이후 이들은 만남 일시와 장소를 정했고, 트럼프 주니어는 당시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던 폴 매너포트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지난해 6월 9일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를 만났다.
러시아 측에서 트럼프에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고, 트럼프 주니어가 이를 반가워했다는 이메일 내용이 공개되면서 베셀니츠카야가 실제 관련 정보를 제공했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11일 미국 방송 NBC에 출연해 "힐러리에게 타격을 주거나 민감한 내용이 들어있는 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서 "그들(트럼프 주니어를 비롯한 트럼프 측 인사들)이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관한 정보를 원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주니어는 "러시아 측에서 정보를 주겠다는 제안을 해서 만났지만, 베셀니츠카야의 이야기는 모호하고 앞뒤가 맞지 않았다"면서 베셀니츠카야가 힐러리 및 민주당과 관련한 이야기를 했지만 정보 가치가 떨어지는 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 양측 진술이 다소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이들이 지난해 회동에서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민주당을 비롯해 미국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주니어의 이메일 공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과 캠프 인사들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사실상 조장한 것이라며 공세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의 러닝메이트였던 팀 케인 상원의원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는 위증과 허위 진술, 심지어 반역혐의로까지 흘러가고 있다"면서 트럼프 가족 및 캠프의 행위가 '반역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날을 세우고 있는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이메일 공개가 국면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됐다고 평가했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 주니어가 "결정적인 증거(스모킹 건)를 전달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야당과 언론의 공세가 커지는 가운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주니어가 "이 나라를 사랑하는 훌륭한 사람"이라면서 아들을 감싸고 나섰다. 그는 트럼프 주니어의 이메일 공개가 '투명성'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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