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신임 자유한국당 대표가 취임 닷새 만에 주요 당직 인선을 단행했다. 홍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요직에 전진배치됐다. 홍 대표는 또 정부·여당에 대한 태도에서도, 한국당의 기존 입장과 달리 이날로 2번째 온건 제스처를 취했다. 정우택 원내지도부 등 친박계가 다수였던 한국당 주류 세력과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주요 당직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당3역인 사무총장에는 홍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는 홍문표 의원이 임명됐다. 조직부총장에는 서용교 전 의원이, 전략기획부총장에는 김 수석대변인이 임명됐다.
당 부설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에는 김대식 동서대 교수(전 민주평통 사무총장), 당 대변인에는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강효상 의원과 전경련 지원을 받아 운영되던 우파 싱크탱크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출신 전희경 의원이 각각 선임됐다.
이번 당직 인선은 이른바 '친홍(親홍준표)' 인사들이 요직에 배치된 것으로 풀이된다. 홍문표 신임 사무총장은 대선 전 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다가, 대선 기간 중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한국당에 복당한 13인의 의원 중 1명이다. 홍 총장은 또 홍 대표가 지난 2011년 한나라당 대표를 지냈을 때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인연도 있다.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은 지난 대선 기간 후보 수행단장을 맡았던 홍 대표의 핵심 측근이다. 강효상 대변인은 홍준표 대선캠프 미디어본부장, 전희경 대변인 역시 홍준표 캠프 대변인을 지냈다. 서용교 조직부총장은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과 가까운 인사다.
김명연 신임 부총장이 "지도부(에서) 전체적으로 이견은 없었다"며 "당의 포용과 통합의 정신을 담은" 인선이라고 강조하긴 했지만, 전날 홍 대표 측근인 이종혁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데 이어 이날도 홍 대표와 가깝거나 친박 핵심부와는 거리를 둬온 인사들만 임명된 모양새다.
홍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홍 대표는 "대통령이 G20 국제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해외에서 외교 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청와대에 대한 비판은 자중하는 것이 예의에 맞다고 생각해서 돌아올 때까지 청와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반면 정우택 원내대표는 추경, 장관 인사 등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해 대조를 이뤘다. 정 원내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오늘 오후 추경 예비심사 기일을 일방적으로 지정하고, 여당이 기다렸다는 듯 예결위에 상정하려고 할지 모른다"며 "11조2000억 원의 추경을 졸속과 날치기로 처리하겠다는 나쁜 의도"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정국 파행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추경에 대해서도, 인사에 대해서도 무조건 밀어붙이기식 방향, 책임있는 정부·여당의 자세가 아닌 태도로 일관하기 때문"이라며 "정부·여당은 추경의 본질적 하자를 치유하도록 노력하라", "송영무·조대엽 임명 강행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이런 문제에 대해 앞으로 정부·여당이 본질적 문제를 해소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국회 운영에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 4일 "(장관 후보자 낙마에) 당력을 쏟을 필요가 없다", "공무원 증원 같은 것 외에는 추경 요건에 맞으면 해주는 게 맞다", "야당이 정부조직법을 막는다는 것은 별로 명분이 없다"는 발언을 했고, 정 원내대표가 다음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러면 야당이 뭐가 필요하냐"라고 반발하면서 신경전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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