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 정책을 적극 지지하며, 이것이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는 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바흐 위원장과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여 방안에 대한 의견을 주로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여는 IOC의 결정에 달렸다는 것을 잘 알고, 만약 북한이 참여한다면 올핌픽 정신 고취에 기여할 뿐 아니라, 우리 지역과 세계 평화, 인류 화합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바흐 위원장은 "오늘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은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한 면담을 연상케 한다. 당시 북한의 시드니 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이 동의하면 나는 무엇이든 동의한다'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 말씀을 가지고 북한을 설득했고, 북한의 시드니 올림픽 참가와 남북 동시 입장이라는 성과를 이뤄냈으며, 결과적으로 시드니 올림픽 성공에도 기여했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참가는 그 자체로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고, 바흐 위원장은 "한국 내의 홍보뿐 아니라 국제적 홍보가 중요한데, 차기 올림픽 개최에 관심을 보이는 중국과 일본도 함께 협조하면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평화 구축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과 비인도적 분야의 대화에 대한 지지를 확보했으므로 스포츠 분야의 협력 강화도 가능해졌다"며 "IOC가 북한 참가의 문을 열어주겠다고 약속했으니, 나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나면 북한의 참가를 위해 중국 측의 협력을 구하겠다"고 답했다.
바흐 위원장은 "독일인으로서 분단 국가의 고통을 잘 이해하고 있다.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을 개인 입장에서 지원하고 확실한 동반자가 되겠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 화해 정책 추진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2017 무주 세계 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 연설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기대감을 밝힌 바 있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평창 올림픽의 북한 참여를 공언한 만큼, 이번 논의가 '남북 단일팀' 구성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에 대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무주 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참가를 얘기했을 뿐, '남북 단일팀'이라는 언급을 직접 한 적이 없다"면서 "오늘도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자체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박 대변인은 "그 이후 참가 형태는 참가가 확정된 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에 '남북 단일팀' 형태로 참가해달라고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 (☞관련 기사 : 文대통령 제안 평창 남북단일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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