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폭락한 쌀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선 당시 쌀값 21만 원을 공약했지만, 재임 기간 내내 쌀값은 오히려 떨어진 바 있다.
구체적으로 "재임 기간 쌀값을 어느 정도로 올릴 것이냐"는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의 질의에 김영록 후보자는 "농민들은 17만 원은 가야 한다고 하는데, 결국엔 18만 원대 이상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영록 후보자는 쌀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쌀 생산 조정제'를 도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후보자는 생산 조정을 할 논 면적에 대해서는 "내년에는 5만 헥타르, 내후년에는 10만 헥타르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는 "쌀 재고가 문제인데, 재고 처리를 사료용으로 돌린다든지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록 후보자는 최근 국회에서 이뤄지는 개헌 논의와 관련해 "농업의 공익적인 기능을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농업은 다른 산업과는 달리 국가에 기여하는 공익적 기능이 커서 보호해야 한다"면서 "국민적인 공감을 얻어서 농민을 보호하는 게 정부의 책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김종회 의원이 '농민 최저임금제'에 대한 생각을 묻자 김영록 후보자는 "그에 준해서 농민의 소득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유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영록 후보자는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치킨 가격 인상을 선언한 데 대해서는 "앞으로 생산, 유통 단계마다 닭고기 가격을 공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권석창 의원이 "생닭 가격은 1500~1600원인데, 치킨 가격은 1만8000원에 이른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자유한국당 이만희 의원이 '김영란법'에 대해 질문하자, 김영록 후보자는 "김영란법으로 농민들에게 부담되는 현실을 볼 때 법을 개정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단가 기준을 상향 조정하든지, 최소한 그 정도 조치는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식사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 한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4대 강 보 개방이 농업 용수 확보에 지장을 주지 않느냐'는 취지로 질의하자, 김영록 후보자는 "그 부분이 농업 용수 확보에 문제를 일으켜서는 안 되는 방향으로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는 주로 정책 질의 위주로 진행됐고, 후보자의 도덕이나 자질 논란은 거의 제기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협치 파괴', '5대 원칙 훼손' 등의 문구를 붙이고 질의에 임했지만, 크게 날을 세우지는 않았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농림부 장관 후보자로 잘하리라 기대하면서 축하한다"며 김영록 후보자에게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다만 자유한국당 이양수 의원은 김영록 후보자가 19대 총선과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돌려막기식 출판 기념회를 열었으며, 2014년 낸 책에서 자기 표절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영록 후보자는 책 자기 표절 논란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후보자는 "자서전과 의정 보고 활동을 겸하는 책이었고, FTA(자유무역협정) 챕터에 중요한 부분이 많아서 다시 넣었는데 송구하다"고 말했다.
전남 완도 출신인 김영록 후보자는 완도군수,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거쳐 18대,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에서 6년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활동했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로서 20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낙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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