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저녁 식사를 하며 '여야 협치'를 강조했다. 형식적으로는 여당 지도부와 회동한 것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인사 문제, 추경안 처리, 정부 조직 개편 등에 대한 대야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이날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대선 이후 첫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당 지도부는 일자리 추경, 정부 조직법 개편안,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상황을 공유하고, 협치할 방안을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추경, 정부조직법, 인사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정말 진심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이 우선 최선의 방법 아니겠나"라며 "여야 협치가 형식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로 가는데, 국회로 대표되는 국민, 특히 야당에 정말 저의 진심이 잘 전해질 수 있도록, 시정연설이 형식적인 절차가 되지 않도록 잘 준비해서 정성껏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국민과 야당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한미 정상회담 때도 국회의원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각 당에 제안하는 것도 좋겠다"면서 "과거에는 모든 것이 대통령 중심이어서 의원들을 모시고 가도 의전이나 일정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것을 여러 차례 봐왔는데, 기왕 하게 되면 (의원들이) 의전이나 일정에 대해서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추미애 대표가 최근 당직자 인사 문제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추미애 대표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가 민주당 정부라고 수차 이야기했듯이 거기에 걸맞게 여러 가지를 함께 하겠다. 특히 당에서 추천하는 인사들을 적극 수용하고, 당의 인사가 선순환돼 당이 집권당으로서 새로운 차원의 정당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는 "당청 관계라는 것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을 때면 당은 가만히 있는 경우도 있고, 대통령의 지지율이 내려가면 그때는 멀어지는 역사들을 반복해왔는데, 이번에는 정당 책임성을 높이고 끝까지 대통령과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는 당청 회동을 정례화하자고 제안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건배사로 '자주 만납시다'라고 했다.
이날 만찬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외에도 김태년 정책위원회의장, 이춘석 사무총장, 박완주 수석대변인이 함께했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박수현 대변인, 유송화 제2부속실장이 배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주에는 야당을 포함한 상임위원장단과 회동하며 국정 운영에 대한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자유한국당이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독선과 독단적인 국정운영을 고집하는 한 일방통행식 국정에 들러리 서기 어렵다"는 불참 이유를 댔다.
자유한국당의 상임위원장단 회동 불참 통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저희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인 것 같은데, 취지를 잘 설명하고 진심이 전달되면 자유한국당이 그럴 리 없다고 믿는다. 더 노력하겠다. 대통령의 소통하려는 노력이 진심이라는 것이 쌓이다 보면 전달되지 않겠나"라고 말하며 자세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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